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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지역 아이들의 '희망 공부방'…행정 논리에 위기

입력 2015-06-1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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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쪽방촌, 철거촌과 같은 소외지역의 아이들이 방과후 공부를 하며 희망을 키워가는 곳이 있습니다. 흔히 '공부방'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에겐 학원이자 놀이터이고, 끼니도 해결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희망의 공부방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층 아파트 아래로 보이는 재개발마을.

마치 70년대 풍경을 재연해놓은 듯합니다.

벽은 뜯겨져 있고, 연탄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간판이 보이는데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번 들어가보겠습니다.

알파벳을 적는 중학생 아이. 또 다른 여자아이는 책을 읽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부모들이 생업으로 바쁘다 보니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합니다.

아이들이 사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이곳은 자물쇠로 대문이 굳게 채워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집이 이런데요. 간간이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술병이 나뒹굴고도 있는데요.

사람들은 계속 떠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주사실을 확인하는 안내문도 붙어 있는데, 안을 들여다보면 이곳에 사람이 사는지 떠났는지 분간하기가 힘듭니다.

주거지와 빈집의 경계가 모호한 이곳에서 아이들은 희망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곳에 아이들이 뛰놀 공간이 매우 협소합니다. 이 바닥은 아예 주저앉았습니다. 벽이 무너질 것에 대비해 철골구조물을 해놨고요. 여기는 지붕이 내려 앉았습니다.

[범박 공부방 학부모 : 공간이 너무 좁은 데다 놀 데가 없어서 공부방에서 해결을 해주는 거예요.]

이곳의 아이들을 20년 넘게 가르쳐온 지부예씨.

[지부예 대표/범박 공부방 : 정말 어려운 음지, 소외된 아이들을 상황을 이해시키면서 치유시키는 거죠, 상처받은 마음을…]

예전에 공부방으로 사용했던 건물인데요. 간판이 그대로 걸려 있는데 벽을 보면 이렇게 갈라져 있습니다. 예산이 없다 보니 이런 열악한 건물을 전전하다가 지금 부지로 왔는데, 안쪽을 보시면 천장이 주저앉았습니다.

얼마나 어렵게 명맥을 유지해왔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나마도 다음달이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부천시가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부천시 관계자 : 거기는 미신고시설이고, 지원할 근거가 없는 거죠. 법적으로는.]

아이와 부모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범벅 공부방 학생 : (공부방에서) 영어를 못하게 되면 놀림거리 될까 봐 여기 안 없어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건물임대료를 감당못해 문을 닫아야 하는 공부방도 있습니다.

임대료와 관리비는 정부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소은 시설장/민들레 지역아동센터 : (학부모들이) 센터가 없어지면 애들은 어디로 가게 되냐고. (지금까지) 이 애들을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빈곤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교육, 하지만 이곳 교육 소외지역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정 논리 때문에 방과후교육에서도 외면받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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