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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1조 지침' 있었지만…동료들도 모른 채 홀로 맞은 죽음

입력 2020-05-25 20:34

동료가 작성한 '사고 진술서'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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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작성한 '사고 진술서' 입수


[앵커]

JTBC는 고 김성인 씨 동료의 진술서도 확보했습니다. 지름 80센티미터의 배관에서 김씨가 쓰러졌는데도 동료들은 모르고 있었다고 써 있습니다. 배관 작업을 할 땐 세명이 한 조로 일해야 한다는 지침도 제대로 안 지켜진 걸로 보입니다.

이어서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JTBC가 입수한 김성인 씨의 동료 A씨가 사고 직후 정리한 진술서입니다.

"용접 작업을 준비하던 중 배관사 B씨가 김씨의 행방을 묻기에 '모른다'고 답했다"고 적혀있습니다.

"용접작업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배관사 B씨가 소리를 쳤다"며, "B씨 쪽으로 가보니 김씨가 파이프 안에 누워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측의 표준작업지침서에는 파이프 작업을 할 때 '3인 1조'로 진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1명이 작업을 하면 2명은 배관 안에 산소를 공급하는 등 사고방지를 위해 대비해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김씨 홀로 파이프 안에 들어갔고, 동료들은 다른 작업을 하느라 김씨를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김형균/현대중공업노조 정책실장 : 들어가면서도 확인을 하는 거죠. '괜찮냐?' '어, 괜찮다.' 이런 식으로 의사소통을 계속 하는 거죠. 문제 있으면 바로 조치를 취해야 하니까.]

동료들은 간단한 작업이라고 판단되면 혼자 처리해야 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습니다.

[C씨/고 김성인 씨 동료 : 3인 1조로 들어가죠. 간단한 정리정돈 같은 거라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김형균/현대중공업노조 정책실장 : '물량팀'은 물량을 빨리 처리하는 게 목적이에요. 목적이 거기 있으니까 안전, 이런 부분들은 거의 관리가 안 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JTBC와의 통화에서 "생산라인 출신으로 사장을 바꾼만큼 처음부터 안전 기준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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