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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경제] 몇 시간 줄 서 먹은 '겨울 대방어'…알고 보니 일본산?

입력 2020-12-23 20:55 수정 2020-12-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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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어가 요즘 제철입니다. 코로나에도 횟집 앞에 줄이 길다고 하는데, 원산지를 꼭 확인하셔야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일본산 방어'를 비싼 값 주고 먹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발로 뛰는 발품경제 이주찬 기자가 경남 통영에 가서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이른 저녁인데도 줄이 깁니다.

[김나영 (서울 등촌동) : (방어 좋아하시나요?) 예, 제철이라서 먹는데 나오는 양에 비해서 비싸죠.]

[김소라 (경기 화성시) : 가격은 있는 편인데 그래도 겨울철에만 먹을 수 있는 거니까…]

현지 가격은 어떨까. 경남 통영으로 달려갔습니다.

봄에 잡아서 겨울까지 키운 방어입니다.

물차를 배에 싣고 가서 방어를 곧바로 담습니다.

팔딱팔딱 살아 힘이 넘치는 대방어를 오늘 출하합니다.

배에 실린 5톤 트럭에 직접 싣고 가는데요.

경매를 거치지 않고 바로 횟집으로 나가게 됩니다.

몸집이 크고 워낙 힘이 좋은 만큼 여러 번 옮기면 상처가 나기 쉬워섭니다.

[정종득/방어양식 어민 : (서울에서는 줄 서서 먹는데요.) 현재 잘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좀 많이 쌉니다. (왜 그런 거죠?) 일본산이 많이 수입되다 보니까 국내산 방어가 설 자리가 없어요.]

일본산 방어 수입량이 2년 만에 약 3배로 껑충 뛰면서 국산 방어 도매가격도 반 토막이 난 겁니다.

[일본산 방어 수입업자 : 많은 수입업자가 과도하게 물량을 들여오다 보니까 서로 덤핑으로 하게 되고 국내 어가도 다 떨어지고…일본산이 원체 쌉니다.]

왜 이렇게 일본산 수입이 늘었을까.

2018년 1월부터 전수조사에서 6%만 무작위 검사로 검역 기준이 확 낮아져섭니다.

[이윤수/경남양식협회장 : 제대로 된 검역을 하고 수입 수산물을 들여오면 저희가 이의 제기를 할 수 없지만, 실제 검역 완화 이후 어마어마한 수입량이 늘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중국만 해도 수산물을 현지에서 전수검사한 다음 한국에 수출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겉으로 봤을 때만 이상이 없으면 수출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10년 동안 전수조사했지만 큰 문제가 없어서 검역을 완화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은 일본산 방어인지도 모르고 먹는다는 겁니다.

[김정훈 (서울 시흥동) : 일본산이면 안 먹죠. 선택지가 있다면 국내산을 먹죠.]

[이제훈 (인천 신흥동) : 일본산이라고 알고 나면 안 먹을 것 같아요, 일본에서도 잘 안 먹는다고 해서.]

하지만 가게에선 국내산과 일본산을 구분해서 팔지 않습니다.

[A횟집 사장 : (손님한테는 일본산이라고 말하고 파시는 건가요?) 아뇨. 원산지에 쓰여 있으니까. 그런데 손님들은 국산이고 일본산이고 얘기를 잘 안 합니다. 방어라고 하면 다 좋아하거든요.]

들여오는 가격도 일본산이 30~40% 정도 싸지만 손님에겐 값을 똑같이 받습니다.

[B횟집 직원 : (일본산하고 국내산하고 가격이 달라요?) 똑같아요.]

일본산 공세에 방어 도매가격이 반값으로 떨어져도 횟집 가격은 그대롭니다.

[C횟집 사장 : (가격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나요?) 아니요.]

[A횟집 사장 : 일단 내가 가격을 비싼 단가에 맞춰서 계산하지. 다음에 또 비싸질 수가 있기 때문에…]

(영상디자인 : 조영익 /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남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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