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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길 하나 두고…위례 '행정갈등 삼국지'

입력 2017-11-06 21:40 수정 2017-11-07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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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동쪽에 위치한 '위례신도시'는 하나의 신도시지만,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행정구역이 세 곳으로 나뉩니다. 관할 지자체가 다르다 보니까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입니다.

[기자]

위례신도시는 서울시와 경기도 경계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신도시입니다.

2015년부터 입주를 시작해 인구가 10만이 넘습니다.

이곳은 위례신도시입니다. 화면 오른쪽에 보이는 아파트와 상가는 경기 성남시고요. 뒤편에 보이는 아파트는 경기 하남시입니다.

또 제가 발 딛고 서 있는 곳은 서울 송파구인데요. 위례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생활권은 하나지만 행정구역은 세 개로 나뉜 겁니다.

위례동은 주민센터도 세 곳입니다.

주민센터 현판 위에 각각 송파, 성남, 하남이 붙습니다.

지자체가 나뉘다 보니 바로 이웃에 있는 편의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지난달 개관한 위례신도시에 하나밖에 없는 도서관입니다. 서울 송파구에 있다는 이유로 모든 기준이 서울시로 되어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 가까이에 사는 경기 하남시나 성남시 시민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서 대출이 되지 않는 겁니다.

[정현웅/경기 하남시 학암동 : 하남에는 도서관이 없거든요. 그런데 그쪽(송파 도서관)은 저희가 회원가입이 안 된다고 하니까 박탈감을 많이 느낍니다.]

하남시에서 운영하는 체력 단련실에는 '하남 시민만 이용이 가능하다'고 적혀있습니다.

대부분의 시설과 프로그램이 주소지에 따라 이용이 제한됩니다.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초등학교는 서울 송파구에 속해 있고, 아파트의 주소지는 경기 하남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은 바로 앞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멀리에 떨어져 있는 초등학교로 배정받게 됩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 아무래도 가까이 있는 학교를 보내는 게 학부모 입장에서는 좋죠. 가까워도 구역이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갈 수가 없는 실정인 거죠.]

같은 신도시에 있지만 일부 학교는 과밀학급에 시달리고 학생이 적은 학교는 내신 산출부터 고민입니다.

[김윤옥/경기 하남시 학암동 : 애들이 부족해서 하남시 고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학급도 별로 없습니다.]

하다못해 쓰레기봉투 구입도 멀리 돌아가야 합니다.

[슈퍼마켓 직원/서울 송파구 : 송파구(봉투)만 팝니다. 손님들이 찾기를 하남시, 성남시(봉투)를 찾아요. 그러니까 너무 힘들어요. 못 파니까. 잔소리가 많죠. 길 하나 건너는데…]

하남시와 성남시에 속한 주민은 교통 불편도 큽니다.

서울 송파 지역의 정류장에는 서울 도심으로 이어지는 버스 노선도 많고 배차시간도 짧지만 경기도 지역은 버스 이용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경기도 버스의 진출입을 제한하는 서울시 버스 총량제 때문입니다.

[박재형/경기 하남시 학암동 : (하남 위례동) 주민센터를 출발해서 반대쪽에 있는 성남을 경유해서 서울 쪽에 있는 장지역을 가는 걸로 되어있습니다. 노선 자체가.]

행정안전부는 위례신도시 주민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일 서울과 경기도 등 5개 지자체와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지자체 간의 원활한 협력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법 개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수경/서울 송파구 장지동 : 같은 위례 주민이다 보니까 경기도 서울 이런 걸 나누기보다는 위례 주민으로서의 혜택이나 복지가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달라 불편함을 겪는 곳은 전국적으로 10여 곳으로 파악됩니다. 이들 지역에 대해서도 정부가 해결책 마련에 나섰는데, 애초 현장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였다면 주민 불편과 행정 낭비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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