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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있어빌리티…숨어있는 1인치'

입력 2016-02-0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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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입니다.

'있어빌리티'라는 신조어. 들어보셨는지요.

능력을 뜻하는 ability라는 단어에다 소위 '있어 보인다' 즉, 좋아 보인다라는 의미를 더한 합성어입니다. 있어빌리티는 말 그대로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태국의 사진작가 촘푸 바리톤이 찍은 사진들은 그 있어빌리티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멋진 노트북이 놓인 품격 있는 작업 공간. 그러나 숨어있는 공간. 감춰진 1인치를 확대해보면 실상은 달랐습니다.

유연하게 요가를 하고 있는 여성의 사진 뒤에는 누군가가 숨어있었고 정갈한 음식사진 뒤 숨어있는 1인치에는 지저분한 일상이 감춰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진은 어떨까요?

"아빠출장 따라오는 껌딱지 민폐딸"

아리랑TV 방석호 사장의 가족이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입니다.

아버지의 해외 출장길에 동행한 다정한 부녀의 사진. 행복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를 보면 이 몇 장의 사진 속에도 감춰진 1인치는 존재했던 모양입니다.

다른 데도 아니고 대통령의 UN총회연설 생중계를 위한 출장길. 아버지는 하루 백만 원에 가까운 고급 렌터카를 빌리고, 뉴욕중심가 캐비어 전문점에서 한 끼 백만 원 넘는 식사를 같이 했다는 것이었지요. 명품 쇼핑몰을 방문했다는 것까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반론은 나왔습니다. 당사자의 억울함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모두 옮겨드립니다.

'가족이 함께한 것은 공교롭게도 일정이 겹쳐서였다.'
'명품 쇼핑몰에 가서 쓴 돈은 햄버거 값이다.'
'식사비 영수증 처리에서 공직자 이름이 오른 것은 실무자 실수이지만 같이 식사한 것이 가족은 아니다'
'렌트카는 리무진이 아니라 운전기사 운용비가 포함된 중형차다.'

해명이 모두 맞는 말이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해명을 모두 들으면서도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행복한 가족의 여행사진 속 감춰진 1인치는 공적자금 즉 세금으로 운영되는 회삿돈을 마치 내 돈인 양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즉, 어느 공직자의 있어빌리티. 또 그러한 사실을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그 가족의 있어빌리티. 이 있어빌리티들이 빚어낸 씁쓸한 장면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숨어있는 1인치. 과연 이것이 전부일까요.

이른바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각종 공공기관을 접수해온 그 많은 사람들. 상당수의 국회의원들과 공기업 임원들의 끊임없는 외유 관련 의혹들.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이쯤 되면 그 숨어있는 1인치가 만일 2인치로만 넓혀져도 또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궁금하기에 앞서 짐짓 걱정부터 되는… 오늘(1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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