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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고기 유통관리 사각지대…수은·납, 기준치 10배도

입력 2018-08-06 08:38 수정 2018-08-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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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밍크고래를 불법으로 잡아서 유통까지 시키는 게 국내에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 계속 지적이 됐었는데요, 시민단체와 함께 저희 취재진이 조사를 해본 결과 시중에 팔리는 고래고기에서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도 나왔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월 초 열린 울산 고래 축제입니다.

[2018년 고래축제 개막을 선언합니다!]

고래 축제가 열리고 있는 울산 장생포입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아 나흘간 열리는데요.

비가 오고 있지만 아주 흥겨운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이 축제가 대목인 곳들이 또 있는데,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한 고래고기 식당들입니다.

울산 장생포에는 고래고기 식당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식당 손님 : 장생포라면 고래 아닌교. 고래 맛이 어떤가 한번 먹어봤어요.]

식당에서 비싸게 팔리는 것은 몸길이 약 7m, 몸무게 10t 이상의 밍크고래입니다.

[고래고기 상인 : 밍크 지느러미. 이게 제일 비싼 거. 등살이고 이거는 혓바닥.]

그런데 축제장 한 쪽에서는 고래고기 식용 반대시위가 열렸습니다.

밍크고래 식용이 고래 포획을 부추긴다는 것입니다.

현행법상 고래 포획은 금지되어 있고, 우연히 그물에 걸린 고래만이 유통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물에 잡혔다고 신고되는 밍크고래 숫자는 한 해 평균 80마리에 불과합니다.

[식당 : (1년에 몇 마리나 팔리세요?) 1년에 뭐 (밍크고래) 5, 6마리.]

지난 5년간 경찰에 적발된 고래 불법 포획 건수는 32건으로 추정되는 유통량은 훨씬 많습니다.

[조약골/핫핑크돌핀스 대표 : 전국에 고래고기 식당이 약 한 120군데에서 140군데 정도 있습니다. 1년에 소비되는 밍크고래 숫자가 200마리 이상은 되는 거 아니냐…]

실제 국제포경위원회도 한국 고래 개체수가 줄어들어 '우려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울산 장생포 관계자 : 싱싱한 고기는 전부 다 포획해 온 걸로 보면 된다. 혼획 가지고는 공급이 안 되거든 실질적으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취재진은 시민단체와 함께 축제 기간 전후로 시중에 파는 고래고기의 중금속 오염도를 분석했습니다.

한 달 뒤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장 또는 식당 13곳의 밍크고래고기를 21개로 나누어 분석했는데 이 중 8개에서 중금속 함유량이 식약처의 어류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어류 기준치란 한국인의 어류 섭취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일정수준 이상 포함되면 사람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양을 뜻합니다.

울산과 포항, 부산 등 식당 13곳에서 식약처의 기준치를 초과한 곳만 절반에 가까운 6곳에 달했습니다.

포항 한 식당에서 수집한 고래고기 지방층의 경우 기준치인 0.5㎎/㎏의 10배가 넘는 수은이 검출됐습니다.

부산의 한 식당은 고래 살코기에서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납이 기준치 10배에 달하는 양이 검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과다 섭취하면 몸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박정임/순천향대 환경보건학과 교수 : 고래라는 식품 자체가 그렇게 자주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도가 아주 높아지는 경우에는 우려가 되는 수준이기도 할뿐더러.]

하지만 고래고기의 경우 식품원료로 정해져 있지 않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해양수산부 : 식품으로 유통이 되는 단계에서 발견되는 부분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하도록 돼 있습니다. 중금속 부분은 식약처에서 다 해요.]

[식약처 : 고래고기가 식품원료가 아니기 때문에.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거라면 기준 및 규격을 정해서 관리를 하는 거죠.]

시민단체는 돌고래 등 이빨고래가 밍크고래로 둔갑해 팔렸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현재 DNA 검사도 진행 중입니다.

해양 생태계 뿐만 아니라 먹거리 안전을 위해서라도 고래 유통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시급합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화면출처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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