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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된 여성, 복수위한 유인책"…김일곤 살인사건 전말

입력 2015-09-20 18:44

"다른 사람 죽이려 흉기 준비했다"…경찰, 살인예비 혐의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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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죽이려 흉기 준비했다"…경찰, 살인예비 혐의 추가

"살해된 여성, 복수위한 유인책"…김일곤 살인사건 전말


"살해된 여성, 복수위한 유인책"…김일곤 살인사건 전말


'트렁크 시신'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일곤(48)이 자신의 복수극을 위해 여성을 이용하려다 살인까지 저지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김일곤은 지난 5월초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자신의 오토바이와 접촉사고 문제로 시비(쌍방폭행)가 붙은 20대 초반의 남성 K씨에게 앙심을 품고 복수극을 계획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일곤은 "나이도 어린 사람에게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지난 5월부터 8월초까지 K씨가 일하는 노래방 업소를 7차례나 찾아가 "(쌍방폭행에 대한) 벌금(50만원)을 대신 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8월 김일곤은 차량에 타고 있던 K씨에게 흉기를 보이며 위협했고, K씨 역시 김일곤에게 "이제부터 전쟁"이라며 아는 동생을 시켜 김일곤의 차량을 뒤쫓게 하면서 두 사람의 감정 싸움은 격해졌다.

김일곤은 이후 자신의 차량이 K씨에게 알려졌다는 생각에 새로운 차량이 필요했고, K씨를 밖으로 유인하기 위해 여성을 납치할 계획을 세웠다.

김일곤은 경찰 조사에서 "납치한 여성을 노래방 도우미로 가장해 노래방에서 일하는 K씨를 유인하려고 했다"며 "여성이 내 말만 잘 들었으면 괜찮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결국 김일곤은 지난 9일 오후 2시께 충남 아산시 소재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주모(35·여)씨를 차량째 납치해 끌고 다니다가 2시간여 만에 살해했다.

김일곤은 "차량과 휴대전화만 훔칠 생각이었지 처음부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여성이 계속 도망가고 차문을 두들기며 '사람 살려달라'는 소리를 질러서 목 졸라 죽였다"고 시인했다.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넣어 불 태운 경위에 대해선 "여성이 자신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김일곤이 여성을 죽여 K씨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없다는 스스로에 대한 분노 내지는 울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일곤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애완견을 안락사 할 수 있는 약을 달라"고 난동을 부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도피생활을 하던 김일곤이 K씨에 대한 복수를 끝내고 자살하기 위해서 약을 구입하려한 것 같다"며 "실제로 키우던 애완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일곤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밉고 피해여성에게 미안하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김일곤에게서 K씨를 포함한 의사, 형사, 판사 등 28명의 이름과 직업 등이 적힌 메모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명단은 K씨와 쌍방폭행 이후인 6월초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곤은 해당 명단에 대해 "그동안 자신에게 피해를 줬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명단자들은 대부분 "김일곤을 모른다, 전혀 연관된 게 없는데 왜 내가 명단에 올랐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경찰이 명단에 포함된 20여명을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일곤을 검찰에 송치할 때 살인예비 혐의도 추가 적용할 방침"이라며 "K씨를 참고인으로 더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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