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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김만배 영장 기각…검찰, 성남시청 압수수색

입력 2021-10-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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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어젯(14일)밤 기각됐습니다.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는데 여야 모두 검찰의 부실수사를 질타했습니다. 검찰은 오늘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나섰는데요.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어제) : (검찰이 부적절하게 영장을 청구했다, 라는 입장들이 나왔던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 한 말씀 더 부탁드립니다.) 검찰도 검찰의 입장이 있으니까 서로 법원에서 열심히 사실관계를 두고 다투겠습니다.]

어제 밤 법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구속영장을 기각한 겁니다. 영장전담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 구속의 필요성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주된 근거로 삼았던 '정영학 녹취록'의 신빙성을 흔드는 김씨 측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겁니다.

[(한 마디만 말씀해 주시…) 김만배! 도망가지 마! 이 자식아! ]

[야! 김만배! 도망가지 마! 이 XX야! 야 이 천하의 나쁜 놈아!]

김씨는 배임과 뇌물공여, 횡령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1100억이란 배임 액수, 영장에 갑자기 튀어나왔죠. 검찰은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을 뇌물로 봤는데, 정작 뇌물혐의의 핵심인 '대가성'을 설명해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실, 곽 의원 아들은 한차례 조사했지만, 곽 의원에 대해선 소환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죠.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건넸다는 5억에 대해서도 기존의 현금 1억과 수표 4억이라는 주장을 번복했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아직 조사가 부실한 상태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권영철/CBS 대기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검찰이 어제 영장심사에서는 5억이 현찰로 갔다, 이렇게 말을 바꾼 겁니다. 통상 피의자가 말을 바꾸면 법원이 영장 발부 사유가 됩니다. 그런데 검찰이 말을 바꿨으니까 이건 기각 사유가 된 거겠죠.]

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여야 모두 녹취록과 자술서에만 의존한 검찰의 부실 수사를 문제 삼았습니다. 다만 비판의 방향은 조금씩 달랐는데요. 민주당은 자금흐름 수사를 빨리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돈 받은 자가 범인' 이라는 기존 프레임의 연장선이죠.

[김병욱/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토건비리 TF' 단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 돈이 어디서 흘러 들어왔고 이 돈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 지금 밝혀진 바로는 곽상도 아들 50억, 박영수 전 특검의 친척에게 100억. 그다음에 고문으로 계셨던 분들에게 고문료 이렇게 나간 거는 분명한 건 사실 아니겠습니까?]

국민의힘은 검찰의 '보여주기식 봐주기 수사쇼'이고, 예견됐던 결과라고 했습니다. 수사의지가 없는 검찰이 청와대 한 마디에 "빨리 두 명으로 꼬리 자르기하려고 덤비다가 이런 험한 꼴을 당한 거 아니냐"라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친정권 핵심 인사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는 척 시늉만 하다가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사건을 뭉개왔던 것이 현 문재인 정권에서 자행된 사법농단의 역사입니다. 검찰은 봐주기 수사쇼를 하면서 뭉개고, 법원은 이에 장단을 맞추어 주는 그야말로 아수라판이 되어버렸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맹비난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6년 검사 생활에 이런 수사 방식은 처음 본다. 무슨 수사를 이렇게 하냐"면서 검찰이 "이재명캠프 서초동 지부"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음성대역) : 문 대통령의 지시 중 '철저'는 빼고 '신속'만 따르려다 이런 사고가 난 것 아닙니까. 체포된 피의자도 아닌데 쫓기듯이 영장을 청구한 것은 신속하게 윗선에 면죄부를 주라는 하명에 따른 것 아닙니까?]

홍준표 의원은 검찰의 부실수사 탓도 있겠지만 "그동안 수백억 들여 쌓아놓은 법조 카르텔이 더 큰 역할을 했다"고 했습니다.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건 "이재명 후보를 배려해, 증거은닉과 인멸기회를 주는 것"이라면서, 특검이 필요하다고 다시 강조했는데요.

궁지에 몰린 검찰, 오늘 오전 부랴부랴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도시주택국과 교육문화체육국 등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부서들이 대상이 됐습니다. 하지만 뒤늦은 압수수색에 야당의 비판은 계속됐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이런 사업을 설계하면서 (화천대유가) 성남시청과 어떤 부적절한 고리가 있었느냐, 이것을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 것인데, 김만배 씨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에 성남시청이 압수수색 들어가는 것은, 뭔가 많은 국민들이 보기에도 순서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여기에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해부터 검찰총장 임명된 올해 5월 직전까지 성남시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던 사실까지 드러났는데요. 성남시청 수사에 소극적인 배경이 이거냐, 의문이 제기 됐습니다. 김 총장은 고문변호사 활동은 "대장동 사건과는 일체 관련이 없다. 이미 중앙지검장에게 신속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했던 '검·경이 협력하는 신속·철저한 수사' 가능할까요. 일단 유동규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 창밖으로 던진 휴대 전화, 검찰이 못 찾고 경찰이 찾았죠.

[검찰은 CCTV 확인 결과, 압수수색 전으로 창문이 열린 사실이 없었다며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증거은닉 관련 수사 착수 하루 만에 CCTV를 분석해 창밖으로 던져진 휴대전화를 주운 시민을 특정해 찾아내면서 체면을 구겼습니다.]

[이정수/서울중앙지검장 (어제) : 이 부분은 저희가, 저희의 불찰을 인정하고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대장동개발이 본격화되던 2014~2015년 당시 유 전 본부장이 사용했던 또다른 휴대전화는 검찰이 찾았습니다. 재혼할 여성에게 맡겨놨었다고 하는데요. 사건관계자들과의 당시 통화나 대화내역, 담겨있을까요. 그런데 이 휴대전화가 있는 곳, 경찰이 먼저 파악했지만 검찰이 먼저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검·경 갈등이 일부 노출됐단 보도도 나왔습니다. 어쨌든, 또 하나의 '스모킹건'이 될 수 있는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고, 다음 주 귀국할 걸로 보이는 남욱 변호사도 소환하면 검찰의 수사,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단어 바로 '그분' 이죠. 어제 법사위 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선 이 '그분'이 누구냐 공방이 이어졌는데요. 국민의힘은 '그분'은 이재명 지사로 지목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이 지사를 '그분'으로 호칭하는 건 어색하다고 방어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어제) : 김만배가 유동규의 한 5살 위인데, 항상 형 동생 했다. 그런 관계에서 유동규를 '그분'이라고 지칭할 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그분'이 누구냐. 한 사람밖에 없어요. 이재명 지사입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그분'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재명 시장을 굉장히 나쁘게 얘기하거나, 그냥 '이재명' 이렇게 불러버리고 말지 '그분'이라는 표현을 하는 게 상식적으로 좀 이상합니다. 주요 대기업에서 오너들 이름 함부로 못 부르는 거 알지 않습니까? 이니셜로 부르거나. 무슨 무슨 분이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많은 언론이 '그분'에 대해 보도하는 만큼 혼란을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녹취록에 '그분'이란 단어가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정수 중앙지검장은 '그분'은 있다, 하지만 '정치인 그분'은 아니다라고 답했는데요.

[이정수/서울중앙지검장 (어제) : 자세한 부분은 저희가 말씀 못 드리겠지만, 물론 녹취록에도 그분이란 표현이 또 한군 데 있긴 있습니다. 다만 그 부분이 지금 얘기하는 언론에, 세간에서 얘기하는 그 인물을 특정해서 하는 언급은 아니고 다른 사람을 지칭해서 하는 표현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치인 그분을 얘기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이 지검장이 '그분'은 이재명 지사가 아니라고 했다 일제히 기사가 나자, 국감에서의 공방은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단언할 수 있느냐고 다시 따져묻자, 이 지검장이 한발 물러선 겁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어제) : 지검장님, 정치인이 아니라고 단언을 하셨기 때문에 모든 언론에서 나왔고, 이거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요. 단언하십니까 아니면, 그러니까 그분이 정치인 아니라는 것 유효합니까?]

[이정수/서울중앙지검장 (어제) : 제가 증거, 사실관계를 취합을 해서 말씀드린 것이지, 지금 수사 결과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단언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법사위 여야 공방, 저녁까지 정말 뜨거웠는데요. 여야 대선 주자인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이 타깃이 됐습니다. 민주당은 "헌법을 유린한 국기문란 사건"인 '고발사주' 의혹을 왜 철저히 수사하지 않고 공수처로 덜렁 이첩해버렸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련해,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왜 조사하지 않느냐고 했고요.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한 건 수사팀에 '친문' 검사가 포진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변호사비 대납 사건을 신속 수사하라 촉구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고성과 충돌도 있었습니다.

법사위에서 벌어진 '대장동 국감' 벌써 뜨겁죠. 다음 주 월요일로 예정된 '이재명 국감'은 더 뜨거울 것 같기도 합니다. 정회원 여러분, 다정회를 꼭 봐야 할 이유입니다. 김만배 씨의 구속 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가 차질을 밪을 수 밖에 없게 됐죠.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하면서 '배임' 혐의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선 셈인데 '신속 철저'한 수사 진행될지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만배 영장 기각, 설익은 검찰수사 질타… 법사위로 옮아간 '그분' 공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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