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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 ①] 주병진 "논란의 '누드 방송' 아이디어 직접 냈다"

입력 2012-03-30 07:02 수정 2012-03-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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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 ①] 주병진 "논란의 '누드 방송' 아이디어 직접 냈다"


개그맨 겸 MC 주병진(53)을 처음 만난 장소는 서울 홍대 주차장 골목에 있는 한 아이스크림 가게 앞. 거기서 만나 자신이 아는 단골 음식점으로 함께 이동하자는 뜻이었으나 1차 '도킹' 장소치곤 좀 의외였다. 그러나 기자의 의문은 곧 풀렸다. 주병진은 2010년부터 아이스크림 전문점 S를 운영 중이었다. 그날은 사장으로서 점포를 돌보던 참이었다. 청바지에 후드티, 야구모자 차림이 푸근했다. '개그계의 신사'라는 별명답게 늘 깔끔한 정장패션만 보다가 마치 동네 형을 만난 듯 친근했다. 손님이 직접 짜서 토핑을 뿌려 먹는 스타일의 아이스크림을 맛본 후 인근 횟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막걸리를 주고받으며 '인터뷰의 달인'을 인터뷰했다.

▶12년만의 방송 컴백, '누드방송'까지

-'주병진 토크 콘서트'가 출범한지 벌써 석달이 넘었네요. 소감은.

"예, 시간이 그렇게 됐네요. 저는 그동안 나름대로 정직하고 예의있는 방송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무엇보다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주변에서도 주병진만의 존재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응원해주셔서 12년만에 용기를 갖고 컴백하게 된거죠. 그런데 이게 지금의 토크쇼 트렌드에 맞느냐는 우려는 계속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시청률이 안 좋으니까요. 저에 대한 호의는 있으나 이미 토크쇼에 대한 시청자들의 '입맛'이 변해버린 건지도 몰라요. 제가 가진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변신해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무래도 시청률이 부담이죠.

지난해 12월 1일 의욕적으로 출발한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첫 회에 박찬호를 게스트로 초청해 8.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0여년만의 컴백치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2회에 4.9%로 뚝 떨어지더니 지난 15회의 4.7%까지 5% 안팎을 맴돌고 있다. 90년대 중·후반 '주병진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초라하다.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시청률만 보면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정말 '개XXX 방송'인 셈이에요. 그러나 시청률로만 평가받는 건 문제잖아요. 다시 말하지만 방송은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믿어요. 신변잡기와 흥미 위주의 토크쇼도 있어야 겠지만 저처럼 천천히 가는 토크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공존의 미덕' 바로 이게 필요한거죠."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그동안 극약처방이 있었죠? 예를 들면 '누드방송'이라든가…

"11~12회에 방송된 '낭만에 대하여'편이었죠. 최백호·배철수·구창모씨가 출연해서 함께 벌거벗고 목욕탕에 가는 모습이 나왔어요. 방송 시작한 후 처음으로 상반신을 완전히 탈의했는데 많이 논란이 됐더군요. 프로그램 기획회의나 게스트 섭외 등은 제작진에게 맡겨두는 편인데 그때는 제가 아이디어를 냈던 거예요. 그분들하고 친분이 있는데 평소 어울리는 대로 자연스럽게 담아보자는 데서 출발했죠. 물론 섭외도 직접 했어요. 좀 거북하셨다면 죄송해요."(웃음)

-평소엔 게스트 섭외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나봐요.

"출연자 섭외는 우선적으로 담당 PD의 영역이자 권한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제가 침범하면 안되죠. 그리고 제가 아직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그러나 프로그램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취중토크 ①] 주병진 "논란의 '누드 방송' 아이디어 직접 냈다"


▶집단체제 요즘 토크쇼, "빨리 적응해야 할텐데…"

-전두환 전 대통령 초대 발언으로 곤욕 치렀죠.

"그건 그냥 단순한 해프닝이었어요. 대중의 한 사람이자 진행자로서의 호기심이랄까. 누구든지 초대할 수 있다는 뜻이었는데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듣기로는 강용석 전 의원도 초대했다던데…

"촬영은 했는데 방송은 되지 못했어요. 아무래도 제작진 측에서 부담이 있었나봐요."

-지금의 토크쇼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 인기있는 토크쇼들은 대부분 단체 혹은 보조MC 체제인 것 같아요. 바꿔말하면 메인MC가 실종된거죠. 또 '부적절한 방송용어란 없다' 시대 같아요. 얼마 전에 모 방송에 '족구하고 있네'란 말이 나왔는데, 그걸 자꾸 빠르게 반복해서 들려주는 거예요. 얼핏 들으면 욕처럼 들리잖아요. 전 그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러나 많은 분들이 그걸 원하니까 그런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구나 했어요. 개인적으론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빨리 습득해야 할텐데…"

-윤도현 하차 후 라디오 컴백 사건에 대해 해명할 게 있다면.

"그때는 참 곤혹스럽더라고요. 전 윤도현씨 하차와는 별개로 그냥 오래 전부터 라디오 방송을 협의 중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마치 제가 그분을 밀어내고 하게 된 것처럼 비쳐져 안타까웠어요. 그러나 그 일 때문에 결과적으론 TV방송 컴백이 훨씬 빨라졌어요."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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