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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형사부 "'검수완박' 통과되면 정인이 사건 등 사라져"

입력 2022-04-20 15:28 수정 2022-04-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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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사진-연합뉴스〉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김지용 검사장)는 오늘(20일) 검찰의 보완수사·재수사 사례 20여 건을 소개하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이런 수사 성공 사례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검찰청 형사부와 인권정책관실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설명했습니다.

우선 형사부는 검찰 보완수사 폐지로 송치기록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형사부는 "송치사건에 대한 검사의 역할은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의 과잉수사가 아닌지, 부실수사로 피해자의 구제가 미흡한 것은 아닌지 등을 밝히고 시정해 국민의 권익을 보호해주는 것"이라며 "작년 한 해 검찰이 경찰 송치사건을 보완수사 후 처리한 사건의 비율은 30%에 이르고, 최근 2년간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 등을 거쳐 불기소한 사건의 비율은 20%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대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경찰이 불구속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구속한 인원은 886명이며, 2020년 경찰이 '혐의없음' 처분한 사건을 검찰에서 보완수사 후 기소한 사건은 1909건입니다.

검찰은 송치기록 검토만으로는 기소 여부 판단 및 경찰의 과잉·부실수사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형사부는 "현재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 검찰뿐만 아니라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도 1, 2심 모두 수사기록이 아닌 당사자 심문 등 직접 심리로 유무죄를 판단하고 있다"면서 "기소 여부는 나중에 무죄를 받더라도 그 피해는 회복할 수 없는 큰 인권침해 요인이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해야 하는데 기록만으로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신속히 밝히거나 피해자를 구제하기도 어렵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형사부는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은 경찰이 보낸 사건을 직접 보완하지 못하고,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사건처리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국민께 돌아가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형사부는 검찰이 추가 조사한 '제주 중학생 살인 사건' '서울시의원 살인교사 사건' '무학산 살인 사건' '칠곡 원룸 특수중감금치사 사건' '16개월 입양아 살인(정인이) 사건' '박사방 사건'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을 꼽으며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사라지게 될 사례라고 했습니다.

대검 인권정책관실은 인권침해 쟁점에 대해 '검수완박' 법안이 신체의 자유 보장의 침해 소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정책관실은 "발의된 개정안은 검찰 권한의 축소에만 목표를 둔 나머지 검찰 수사를 통한 경찰 사법통제와 인권 보호 기능을 아무런 제도적 장치 없이 전면적으로 폐지하는 결론을 낳았다"면서 "경찰의 독자적 구속 기간을 연장해 신체의 자유 보장의 침해 소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205조(구속 기간의 연장) 제1항은 사법경찰관의 독자적 구속 기간을 20일로 연장했지만, 검사의 구속 기간은 10일로 단축하고 검사의 구속 기간에 수사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인권정책관실은 "개정안은 검사의 구속제도와 구속송치 후 검사의 수사를 부정하는 대신 경찰의 구속 기간을 산술적으로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행 제도하에서도 검사의 경찰 수사 중 인권침해에 대한 적발과 처벌은 결코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찰의 독직폭행에 대한 검찰 수사도 어려워집니다. 인권정책관실은 "개정안은 검사의 '경찰의 직무상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다른 규정들과 종합하면 사실상 행사될 수 없는 구조"라며 "국민의 인권보장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에 경찰 인권침해 범죄에 대한 수사를 무력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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