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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정원 마티즈 사건 '새 국면'…휴대전화 복원

입력 2017-07-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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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중보도해드릴 두 번째 내용은, 2년 전 국정원 마티즈 사건과 관련해서입니다. 당시 국정원이 이탈리아의 감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민간인 사찰 의혹이 제기됐었고, 이 프로그램을 들여온 실무자였던 임모 과장이 마티즈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됐었죠. 이후 타살 의혹부터 국정원의 조직적 은폐 의혹까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었습니다. 이번에 국정원 적폐 청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 사건, 저희가 임 과장이 숨지기 직전까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입수해서 이를 복원했습니다. 이를 통해 새롭게 포착된 정황들 보시겠습니다.

먼저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국정원 임모 과장이 마티즈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2015년 7월 18일 오전입니다.

임 과장의 휴대전화에는 다급했던 구조 상황이 남아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관이 위치 확인에 이어 문자 메시지를 보내지만 아무 답도 없습니다.

차량에서 발견된 유서에서 임 과장은 일부 해킹 자료를 삭제한 사실과 함께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하다"며 "내국인 사찰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국정원이 구매 대행회사 나나테크를 통해 이탈리아 스마트폰 감청 프로그램을 몰래 들여온 사실이 알려지며, 민간인 사찰 의혹이 제기되던 상황이었습니다.

문제가 처음 드러난 2015년 7월 6일 저녁, 임 과장 통화목록에 나나테크 허손구 이사가 등장합니다.

이후 임 과장은 국정원 동료 직원 이 모씨에게 "허 이사가 급하게 전화를 달라고 한다"며 "시스템을 오 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시스템 오'는 포맷이나 덮어쓰기 등으로 추정돼 또 다른 은폐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권석철/보안업체 큐브피아 대표 : 오프는 시스템을 끄는 것이고, 오버라이트는 겹쳐쓰기… 그것은 그들만의 은어이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그들만이 알 수 있습니다.]

임 과장이 자의적으로 삭제를 했다는 국정원 주장과 달리 임 과장 혼자만의 판단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도 보입니다.

임 과장이 문제의 해킹 파일을 삭제한 시간은 숨지기 하루 전날인 17일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입니다.

그런데 임 과장은 삭제 직전인 새벽 0시 7분에 국정원 직원 최모 씨와 이모 씨에게 잇따라 전화를 겁니다.

이 씨와는 21초간 통화도 했습니다.

통화목록에 등장한 두 국정원 직원은 그동안 야당과 언론의 의혹 제기에서 등장하지 않은 인물로 JTBC 취재진에게 "할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파일을 삭제한 17일 저녁에는 임 과장을 감사관실에서 찾는다는 문자와 함께 직원들의 전화가 잇따릅니다.

사실 확인 차원에서 전화를 했을 뿐 감찰은 없었다는 기존 국정원 해명과 다른 부분입니다.

특히 17일은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이 해킹 파일을 국회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날입니다.

이후 저녁 9시 37분엔 직속 상관인 기술개발처 김모 처장이 "조금만 더 버티면 우리가 이깁니다"라고 문자를 보냅니다.

이에 임 과장은 다음날인 18일 새벽 1시 23분, "그리고"라는 마지막 문자 메시지를 김 처장에게 보내려다 삭제하고 몇 시간 뒤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 국정원 임과장 사망일 전후 휴대전화 문자 복원 내용 공개(클릭 https://goo.gl/XU7LHr)
국정원 임 과장 문자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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