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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NBA, 그리고 MLB까지… 北은 물론 美 스포츠와도 싸우는 트럼프

입력 2017-09-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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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NBA, 그리고 MLB까지… 北은 물론 美 스포츠와도 싸우는 트럼프

김정은(33)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연일 '설전'을 펼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71)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에서 또 다른 '전투'를 치르고 있다. 전투의 대상은 미국 프로스포츠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 중인 미국프로풋볼(NFL)이다.

시작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욕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지지 연설에서 최근 NFL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거부하며 행하는 '무릎꿇기'에 대해 "우리의 유산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은 우리의 모든 것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무릎꿇기'에 참여하는 NFL 선수들을 "개자식(Son of bitch)"이라고 표현했다. 24일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런 무례한 선수들을 "해고 또는 자격정지" 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무릎꿇기'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30)이 지난 시즌 내내 흑인 등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처사에 대해 항의하는 뜻으로 실시한 저항 행위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위에 대해 "애국심 결여"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NFL, NBA, 그리고 MLB까지… 北은 물론 美 스포츠와도 싸우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동에 NFL 선수들도 즉각 반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볼티모어 레이번스와 잭슨빌 재규어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즉각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팔짱을 꼈다. 코치와 다른 선수들 역시 선 채로 팔짱을 끼며 지지 의사를 표했다. 잭슨빌의 구단주 샤히드 칸(67)은 트럼프 취임 위원회에 100만 달러(11억4000만원)를 기부한 인물이지만 이번에는 선수들과 함께 항의에 나섰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취임 위원회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던 지난해 슈퍼볼 우승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76)도 "대통령의 발언에 매우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효과'로 인해 24일 하루 동안에만 무릎꿇기 시위에 동참한 NFL 선수는 100명을 훌쩍 넘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성명을 내고 비판 대열에 가담한 구단도 NFL 전체 32개 구단 중 절반 이상으로 늘어났다. 은퇴한 선수들도 트위터 등 SNS 채널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2016년 2월, 2014-2015시즌 우승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선수단이 백악관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저항 분위기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NBA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스테판 커리(29·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전년 우승팀 자격으로 백악관 초청을 받고도 불참 선언을 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자신의 트위터로 "백악관에 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며 커리에 대한 초청을 철회한다"고 대꾸해 NBA와도 불편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23일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처음으로 '무릎꿇기'를 한 선수가 등장하기도 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포수 브루스 맥스웰(27)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기에서 미국 국가가 울려퍼지자 무릎을 꿇고 팔짱을 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항의를 표시했다. 구단 역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며 선수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NFL, NBA, 그리고 MLB까지… 北은 물론 美 스포츠와도 싸우는 트럼프

한편 같은 날 뉴욕 센트럴파크 무대에서 공연에 나선 인기 가수 스티비 원더(67)도 자신의 아들과 함께 '무릎꿇기'에 동참했다. '무릎꿇기'에서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과 스포츠계의 대립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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