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민주 '중대결심' 기자회견 취소…국민의힘, 선관위 항의방문

입력 2021-04-05 19:02 수정 2021-04-05 21:23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4월 재보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두고 여야는 각자에게 유리한 정황이라고 주장하면서 지지층 투표 독려에 나섰는데요. 민주당은 야당 후보에 대해서 '거짓말' 프레임을 갖다 댔고, 국민의힘은 정부 여당에 대한 심판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류정화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는 꼭 맨 마지막에 가면, 맨몸으로 싸우죠. 이른바 진검승부입니다. 이틀 뒤면, 기호 1번과 2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일대 일 진검승부의 결론이 납니다. 지난 2~3일 사전투표 투표율은 20.54%로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여야 각 지지층이 최대로 모였단 뜻인데 여느 정규선거 못지 않습니다. 여야 모두, 스스로에 유리한 해석을 내놨죠. 민주당은 주말을 계기로 유세장에 오는 시민들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바닥민심이 돌아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실정과 여당 시장들의 성폭력 사태에 분노한 표심이라고 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 저는 높은 사전투표율과 유세 호응에서 서울·부산 선거가 박빙의 승부로 가고 있다고 직감했습니다. 승부는 투표가 끝나는 순간에 판가름 날 것입니다. 한 표 한 표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이번 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참 과거의 재보선 선거에 비해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분노의 표시라고 하는 것을 정부는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주 공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우세하죠. '뒤집기'에 나선 민주당 이낙연 상임 선대위원장, 오 후보의 내곡동땅 관련 해명이 자꾸 바뀌고 있다면서, '거짓말' 프레임으로 공세를 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 서울시에서 제일 높은 분을 거짓말 많이 한 사람 뽑아놓고 내 자식한테는 '너는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라' 이렇게 가르칠 수 있습니까. (아니오!) 서울시장처럼 높은 양반 거짓말쟁이 뽑아놓고 정치인 거짓말 심판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안 되잖습니까.]

'굳히기'에 나선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을 무기로 꺼내 들었죠. "집값 상승이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 신임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25차례에 걸쳐서 세금을 잔뜩 올리고 공시가격의 인상으로 인해서 국민의 세금 부담만을 늘려놓았는데 그러면 그동안에 무엇 때문에 그와 같은 정책을 추진했는지…]

어떻게든 뒤집어야 하는 민주당, '과거 대 미래'의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죠. 11년 전 스스로 사퇴했던 오세훈 후보가 '과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일 잘하는 박영선 후보가 '미래'라는 논립니다. 그러면서, 오 후보의 시장 시절 혹평을 받았던 용산참사, 그리고 세빛둥둥섬을 끌고 왔습니다. 특히 용산참사가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 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겼던 사건"이라고 했던 오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지난 2일) : 6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참사에 대해 당시의 시장이 시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용산참사의 본질은 임차인의 폭력적 저항이 아니라, 무리한 사업 추진과 폭력 진압으로 서울시민이 희생됐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오세훈 후보는 지난 10년간 무엇을 반성했다는 것입니까.]

[노웅래/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 약 1200억원이라는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곳을 방문해서 자신의 업적이라고 치하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가 찰 노릇입니다. 그래서 별명이 '세금둥둥섬'입니다.]

민주당 주 지지층인 4050은 오 후보의 시장 당시 당시를 기억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깔려있겠죠. 특히, 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일주일 안에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했고, 민주당은 이 경우 "또다시 투기 광풍이 불고 집값이 올라 국민을 더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굳히기'에 나선 국민의힘, 2030 젊은 층 지지가 높다는 소식에 고무된 듯합니다. 올해 여든한 살 김종인 비대위원장, 청바지를 입고 선대위 회의장에 들어섰죠. 2030 청년들을 줄지어 오 후보보다 앞에 연설자로 세웠습니다.

[양준우/취업준비생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오른소리') : 이 오세훈이라는 회초리가 믿을 만한지는 저희도 아직 확신하진 못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회초리를 들지 않는다면 그건 지난 4년의 행태를 긍정하는 것이 됩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4월 7일에 우리 청년의 선택과 함께 해주십시오. 미래세대의 안목을 믿어주십시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오른소리') : 정말 꿈꾸고 있는 것 같아요.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나오는, 꾸밈이 없는, 전혀 정치적으로 채색되지 않은, 그런 우리 청년들의 이런 연설을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이렇게 들을 수 있다는 게 글쎄요. 행복하다 그래야 될까요?]

오 후보, 정말 감격한 표정이죠. 유세장에 섰던 취업준비생 양준우 씨는 국민의힘 행사에 참석하고 조선일보 인턴기자를 했던 이력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국민의힘 핵심 수강생'이다, 정치권과 연관이 있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덕분에 연단에 두 번 올라서 오히려 주목을 더 끌었습니다.

선거 막바지, 남은 변수 중 하나는 2030 표심잡기입니다. 민주당도 빠질 수 없죠. 박영선 후보는 2030을 겨냥해 청년 교통요금 40% 할인 공약과 휴대 전화용 데이터 5기가씩을 공짜로 주겠다는 공약을 내놨죠. 그리고 이런 허심탄회한 모습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헤이뉴스 : 나 젊을 때만큼 열심히 일하는 후배 찾기 힘들다 (아니요!) 그쵸 요새 많이 있죠? (네 많이 있습니다) 이거 뭐야 아 이거 뭐지? (열심히 하는 후배) 많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아니에요?]

박 후보는 직접 자전거를 타고 유세를 하기도 했죠. 전기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 6KM를 달렸는데, 미래세대를 위한 탄소감축 등 자신의 공약을 강조하기 위한 거였습니다. 오 후보는 친환경 정책이 부재하다는 걸 비판하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국민의힘은 2030 유권자를 줄지어 유세차 연설을 하게 한 데 이어서, 젊은 층을 겨냥한 선거운동을 선보이기도 했죠. 올해 59세, 그리 젊진 않은 태영호 의원입니다. 태미넴의 랩 유세에 이어, 막춤을 선보이기는가 하면, 셜록 홈즈로 변신해 사전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뭐라고요? 사전투표가 의심된다고요? 그럼 제가 직접 가보겠습니다!]

물론 막바지 선거운동이 이렇게 말랑말랑하기만 한 건 아니고요. 민주당은 지난 금요일 '중대결심'이 있을 수 있다고 예고해서 모두를 긴장시켰었죠. 박 후보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은 이와 관련해 오늘 4시에 기자회견을 열려다가 취소했습니다. 주말 사이 이 중대 결심이 뭐냐 설왕설래가 있었죠. 국민의힘에선 박 후보가 사퇴하는 것 아니냐고 하기도 했는데, 박 후보 이렇게 말했죠.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어제) : 농담 아녜요? 농담? (그런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그거 가치가 있습니까? 그런 이야기를 할 가치가 있습니까? 제가 왜 사퇴를 합니까? 본인이, 여기는 사퇴 전문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퇴라는 말에 대해서, 저 10년 전에도 사퇴했고, 이번에도 증인이 나오면 사퇴하겠다고 본인이 먼저 얘기하지 않았나요?]

국민의힘은 오늘 또다시 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내로남불' 과 '위선', '무능'이란 단어가 특정정당을 연상하게 한다며 현수막에 쓰지 말라고 했다는 건데요. 선거관리위원회가, 여당의 선거대책위원회로 전락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선관위가 앞장서서 여당의 불리한 일들을 막아내고 그것을 다시 되지 않는 궤변으로 설명하는 일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뿐입니다. 두 눈 부릅뜨고 선거 공정을 지켜보겠습니다.]

"내로남불, 위선, 무능" 같은 단어가 특정 정당을 연상하게 한다고 공식 인정한 선관위, 특정 정당 입장에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듯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D-2, 민주당 뒤집기냐 국민의힘 굳히기냐… '거짓말' 대 '심판론' 프레임 전쟁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