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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vs 오세훈 마지막 TV토론…거짓말 공방 '난타전'

입력 2021-04-05 19:18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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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오세훈 후보 처가의 내곡동 땅 의혹은 이제 생태탕집 주인 발언의 진실공방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생태탕집 주인 아들은 오늘(5일) 오 후보가 당시 식당을 방문한 정황을 공개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는데요.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그리고 조금 전에 진행됐단 박영선, 오세훈 후보의 TV 토론회 내용도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영화 '연애의 온도' : (왜 우리 그 마지막에 대판 싸웠잖아. 그거 왜 싸웠지?) 나도 그거 기억이 잘 안 나던데 (그렇지?) 싸운 건 기억이 나는데 왜 싸웠는지 기억이 안 나]

'싸운 건 기억나도 싸운 이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계속 싸우다 보면 어느덧 싸움의 본질은 망각한 채 싸움만 남은 상황, 다들 연애할 때 한 번쯤은 비슷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처음엔 왜 연락을 안 하냐로 다투다가 나중엔 왜 말을 그렇게 하냐로 싸우곤 하죠. 오죽하면 SNS 유머 게시판에 커플이 말싸움 벌이는 카톡 채팅창 캡처본이 늘 순위권에 있을까요? 그 만큼 공감을 유발하는 내용이기 때문일 텐데요. 내곡동으로 시작된 서울시장 선거 네거티브 공방이 그와 비슷한 양상입니다.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은 거짓말과 관심법을 거쳐 이제 생태탕으로 넘어갔습니다. 왜 싸우기 시작했는지 양측 모두 잊은 듯 한데요. 지금 싸우는 이유의 핵심 역시 '망각'입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측량 현장에 가셨습니까, 안 가셨습니까?]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안 갔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분명히 안 가셨죠?]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안 갔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알겠습니다. (시간관리 잘해주셔야 됩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그러나 기억 앞에서는 참 겸손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아. 그것도 기억이 안 나십니까?]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전혀 기억이 안 나죠.]

오 후보의 기억을 되살리겠다고 나선 사람은 바로 생태탕집 주인입니다. 지난 2005년 내곡동 일대에서 생태탕 식당을 운영하던 주인 황모 씨인데요.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왔다가 생태탕 집에 들렀다고 주장한 겁니다. 특히 황씨의 아들은 오 후보의 옷차림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죠.

[당시 내곡동 생태탕집 사장 : 네 오셨어요. 기억해요. (김씨도 왔고 오세훈 후보도 직접 보셨습니까.) 네. 잘 생기셔가지고 눈에 띄어요.]

하지만 저 라디오 인터뷰가 진행되기 불과 나흘 전이죠. 지난달 29일, 식당 주인 황씨가 다른 언론과의 통화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안고을' 식당 주인 황씨 : (오세훈 후보가 잠시 들렀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때 보신 적 있으신가 해서 전화를 드렸거든요.) 그건 모르죠. 오래 전이라. (경작인분들은 "나는 분명 생태탕집에서 밥을 같이 먹었다. 정치 얘기도 했다. 분명 그 사장님도 기억할 거다" 이렇게 얘기가 돼서 그래서 전화가 사장님한테 가는 거 같아요.) 저는 저 앉혀놓고 그런 얘기한 적도 없고, "제가 오세훈 시장입니다" 그렇게 인사한 적도 없고. 그냥 손님이면 손님인가보다 생각하지, 그리고 손님들이 얘기하는 걸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죠. 장사하는 사람이.]

생태탕집 주인이 이렇게 진술을 바꾼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도 적극 반격에 나섰습니다. 생태탕이 아니라 '생떼탕'을 끓인다는 말이 나왔는데요. 조수진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대위 대변인은 "박영선 후보, 김어준의 '정치공작소'가 생떼탕을 끓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박 후보와 김어준 씨는 16년 전 내곡동 생태탕이 지리였는지, 매운탕이었는지 추가 폭로해 달라"고도 비꼬았습니다. 오세훈 후보의 말 바꾸기에서 생태탕집 주인 말 바꾸기로 주제가 반전된 모양새인데요. 주호영 원내대표는 '어게인 2002'를 꺼내들었습니다. 바로 이 사람을 소환한 겁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내곡동 생태탕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대업이 생각이 나고 선거 끝나면 이런 것들이 전부 사법적으로 걸러질 텐데 박영선 후보 돕다가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기 바랍니다.]

이른바 '병풍(兵風) 파문'을 일으켰던 인물이죠. 김대업 씨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근거가 있다며 기자회견도 하고 녹음 테이프까지 제출했지만 김씨의 주장은 결국 허위로 밝혀졌죠. 사기 혐의로 해외 도피 중 붙잡혀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 받았던 바 있습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생태탕집 주인이 '제2의 김대업'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인 셈입니다.

생태탕집으로선 주 원내대표의 발언이 협박으로 들렸나 봅니다. 오세훈 후보의 인상착의까지 기억하던 아들 A씨는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예고했었습니다. 서울시청 앞에서 오 후보가 2005년 식당을 방문했을 당시 정황을 공개할 계획이었는데요. "신용카드 단말기를 업체로 가져가 16년 전 오 후보가 결제한 내역까지 모두 받아오겠다"고 으름장을 놨었죠. 하지만 돌연 기자회견을 취소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을 주관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취소 이유를 대신 밝혔는데요.

[안진걸 (음성대역) : 생태탕집 사장 아드님과 경작인 김 선생님이 오세훈 후보가 거짓말을 하니 기자들 앞에서 밝힌다고 했는데, 하도 악플에 시달리고 국민의힘 쪽에서 공격을 해서 신분 노출시 해코지가 두려워졌다며 기자회견 취소를 아침에 알려왔습니다.]

A씨의 지인들도 오세훈 후보가 시장이 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걱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럼에도 A씨는 오늘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꿋꿋하게 자신의 주장이 맞다고 다시 한 번 라디오에 출연했습니다.

[당시 내곡동 생태탕 식당 사장 아들 : 국민의 힘 측에서 '생떼탕이다, 생떼를 쓴다. 어머님이 말을 바꾸었다. 이런걸 보고 상당히 기분이 나쁩니다. 어머니가 공격을 받으시는 상황이 되니까 저도 너무 화가 나서…]

어머니인 생태탕집 주인 황씨가 말을 바꾼 이유도 털어놨는데요. 사실대로 밝혔다가 아들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을까 염려했다는 겁니다.

[당시 내곡동 생태탕 식당 사장 아들 : 사실 어머니는 반대를 하셨는데. 너도 피해가 가지 않을까 이런 염려를 하셨습니다. 근데 제가 어머니 그래도 있었던 일은 분명히 말씀을 드려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을 해서 같이 가게 된 겁니다.]

특히 풍자 대상이 된 자신의 초능력급 기억력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A씨가 오 후보의 당시 모습을 세세히 기억하게 된 이유는 뭐였을까요?

[당시 내곡동 생태탕 식당 사장 아들 : 당시에 상당히 눈에 띄었던 그 하얀 면바지. 근데 이제 제가 브랜드를 지명을 한 게 이슈화가 됐는데요. 그 부분은 제가 확실하게 맞습니다. 저도 당시에 그 로퍼를 페라가O를 신고 있었어요. (아, 본인도) 근데 제거보다는 말발굽이 조금 크더라고요. 아 저것도 괜찮구나. 워낙에 하체가 기신 분이라 상당히 매력을 느꼈습니다.]

당시 오 후보와 같은 브랜드의 구두를 신고 있었다는 거군요. A씨는 경작인이 그 이후로도 몇 차례 더 오세훈 의원 큰손님을 모시고 왔다고 귀띔했다고 말했는데요. 결국 4번째 때는 본인이 성질을 냈기 때문에 더 기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내곡동·생태탕 대전은 오늘 박영선·오세훈 후보의 토론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서로 준비해 온 패널을 꺼내 들고 열띤 공방을 벌였는데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그게 다 이명박 시장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니까 이명박 시장과 내통하셨던 거죠.]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아휴 참, 들으세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그 처남분은 왜 조용하십니까? 거기에 가셨으면 가셨다고 나와서 기자회견 하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수사기관에서 대질심문 한번이면 완전히 다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근데 왜 대질심문 그 증인들이 하자고 그러는데 왜 그분들 고소 안 하세요?]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아니 검찰에서 불러야 가서 하죠. (아니요. 스스로 고소하시면 되잖아요.) 고소는 다 했고요. (어디에 하셨습니까?) 왜 스스로…]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지금 대질심문을 하자고 그분들이 하잖아요. (대질심문을 수사기관에서 해야지…) 당장 하시죠.]

보셨다시피 서로 말을 끊고 끼어들고 한숨 짓고의 연속이었는데요. 토론회 얘기는 들어가서 좀 더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내곡동 넘어 생태탕 논란으로…서울시장 선거 네거티브 공방 점입가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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