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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업체 측에 유리한 '안전진단'에 주민 반발

입력 2017-06-14 22:55 수정 2017-06-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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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수산이 붕괴된 직후인 지난해 5월 정부는 사고 발생 원인으로 광산을 지목하며 정밀 안전진단을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1년 동안의 조사 끝에 나온 결론은 광산 채굴과 산 붕괴가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남수산 중턱에 위치한 울진광산 입구입니다.

1984년 설립돼 30년 넘게 석회석을 캐온 광산은 지난해 산 붕괴 직후 채굴을 멈췄습니다.

산 정상이 붕괴되기 직전 광산 갱도가 먼저 무너져 내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붕괴 원인을 제공한 울진광산 측에 정밀 안전진단을 명령했습니다.

광산으로부터 안전진단 용역을 받은 지질자원연구원이 지난 1년간 조사 끝에 내놓은 보고서입니다.

남수산 함몰은 산의 지반이 약해서 벌어진 자연적 현상으로 광산 채굴과는 관련이 없다고 결론 내립니다.

주민들 반발은 거셉니다.

[최중봉/마을 주민 : 도저히 자연현상이라고는 이해가 안 되는 거죠. 그런데 정밀진단 보고서를 보니까 자연현상이라고 몰아가니…]

조사단에 참여했던 자문위원들도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A 자문위원 : 채굴을 안 했으면 지반침하는 일어날 수 없는 거죠. 그런 내용은 전혀 안 들어가 있어서 이건 잘못된 거 아니냐 했더니 묵살해버린 거죠.]

보고서 내용에 대한 논란도 제기됩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교수 : (보고서를 보면) 지질이 나빠서 무너졌다고만 나오지 실제로 채광하면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안 했다는 얘기는 하나도 없어요.]

보고서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울진광산의 최근 1년 치 생산량을 근거로 과다한 채굴이 없었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울진광산의 연간 채굴량 자료를 입수한 결과, 채굴량은 지난 6년 동안 매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직전 2년간 채굴량이 집중적으로 증가했고, 사고 직전인 2015년은 1984년 광산 설립 이래 사상 최대치였습니다.

남수산에 첫 싱크홀이 발견된 것은 2007년입니다.

당시에도 조사단은 "광산과 지반침하의 관련성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10년 전 조사단에 참여했던 지질자원연구원 송모 연구원이 이번 조사단 책임자였습니다.

[송모 씨 연구원 : 채굴을 했다고 해서 그게 바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순 없는 거죠.]

용역비 3억 원도 울진광산 측이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규봉/지역환경단체 대표 : (조사를) 광산업자의 돈으로 했다는 것, 광산의 이익에 맞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주민들은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윤석보/마을 주민 :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우리 바람은 제대로 된 안전진단, 주민들이 객관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안전진단을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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