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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비점오염원' 증가하는데…예산은 엉뚱한 곳에

입력 2015-07-0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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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배출장소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기 어려운 오염원을 비점 오염원이라고 하는데요, 비점 오염원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유속까지 느려지면서 비점오염원으로 인한 강 오염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 투입은 이런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구요. 오히려 반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구동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고령군 낙동강 일대. 강 주변엔 쓰레기가 즐비합니다.

곳곳에 퇴비가 쌓여 있고, 비만 오면 언제라도 강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배출 장소를 명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오염물질, 즉 비점오염원들입니다.

오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축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업 폐기물도 강 주변에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습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축사나 공장 등 비점오염원에서 발생한 오염물질들이 배수관을 타고 그대로 지천으로 흘러들어가 강을 오염시키게 됩니다.

영산강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영산강 지천 주변에 논밭이 들어서 있어 비만 오면 농사에 쓰인 농약 물질들이 강으로 흘러들어갑니다.

곳곳에 죽어 있는 물고기들은 불특정 오염물 배출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이만실 협의회장/푸른나주21 : (농사 후) 빈 농약 폐병들이 비가 오면 섞여서 강에 들어오는데, 개수가 너무 많아서 영산강 본류로 들어가 (오염을) 가속화 시킵니다.]

이 같은 현상은 4대강 사업으로 강의 유속이 느려지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을 전후해 낙동강의 유속은 5배 이상 느려졌고, 영산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예산 투입은 현실과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수처리장 등 배출 장소가 명확한 특정 오염 물질을 해결하는데 1조 7천억 원 이상 투입되고 있는 반면, 불특정 오염물질에 대한 대비 예산은 5% 수준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불특정 오염물질 처리가 더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김정욱 명예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 흐르지 않는 물에서는 하수처리장을 많이 만든다고 해서 수질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큰비가 내릴 때 땅바닥을 씻어 내려가서 바로 강에 흘러들어 가는 오염이 문제인데 그래서 비점오염원을 처리해야 합니다.]

4대강 사업 이후 생태계 변화로 신음하는 4대강.

잘못된 예산 집행 때문에 돈은 돈대로 쓰면서도 계속 병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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