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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후보들 "차악도 악…'꼭 돼야 할 사람' 뽑아달라"

입력 2021-04-05 19:40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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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거대 양당 기득권 타파. 이번 4·7 재보궐 선거에 군소후보들이 전면에 내세운 명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번 선거에선 양당정치의 공고한 카르텔을 깨고, '돼야 할 사람'을 뽑아달라는 건데요. 군소후보들의 목소리,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수봉이 형도, 허본좌도 "기득권 양당 심판"…이재웅 "신지예 지지" >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형님 한 분이 떴습니다.

[이수봉/민생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30일) : 다 썩었다, 싹 바꾸자. 민생당 기호 9번 이수봉입니다.]

'노래는 심수봉, 정치는 이수봉'이라고 본인을 홍보하던 옛 시절은 잊어도 될 듯 싶습니다. 지난 TV토론을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죠? 이른바 '수봉이 형!' 시원한 '사이다 발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수봉/민생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30일) : 얼마 전 이해찬 전 대표가 윗물은 맑은데 아랫물은 썩었다고 했습니다. 이게 말입니까, 막걸리입니까? 이 보궐선거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만들어졌습니까? 민주당의 박원순 시장님 때문에 이렇게 보궐선거가 된 것 아닙니까? 기억에 대해서 겸허해야 된다 겸손해야 된다 이런 말씀 하셨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저는 묻고 싶습니다. 그런 말씀으로 피해 가신다고 하면 차라리 사퇴하시는 게 맞습니다. 제가 같이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창피합니다.]

사퇴하라, 협박이다 서로 아웅다웅하고 있죠? 박영선, 오세훈 두 후보를 향해 동반사퇴하라,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수봉이 형이 떠오르는 샛별이라면, 군소후보계의 오랜 '거성'이 있죠. 허본좌, 국가혁명당 허경영 서울시장 후보입니다. 허 후보하면 역시 '공약'이죠? 특유의 위트를 섞어,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습니다.

[허경영 : 전부 총각하고 아가씨들만 왔습니까? 연애수당 준다니까 왔죠? (네~) 연애수당이 한 달에 얼마 준다고요? (20만원.) 20만원. 작은 돈 같지만 기분이 그게 아니죠? 이것은 서울시 앞으로 각 가정에서 해결 못하는 미혼남녀 40대, 50대 많죠? 20살부터 20만원씩 결혼할 때까지. 80살에 해도 괜찮아요. 그러니까 연애 못한 사람들 왔죠 여러분.(네~) 결혼 안 했죠? (네~)]

이젠 정치권에 하나의 '격언'으로 자리를 잡은 듯합니다. 본인이 만든 유행어로 기득권 정치세력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허경영 : 국회의원이 적어서 그렇습니까? 지금 국민들이 그 사람들 신뢰합니까?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 누가 이야기했습니까? (허경영~)누가 그런 훌륭한 이야기를 했죠? (허경영~)]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의당 후보를 꺾고, 4위를 차지했었죠. 무소속 신지예 후보도 거대 양당 심판을 전면에 내걸었습니다.

[신지예/무소속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8일 / 화면출처 : 유튜브 '신지예') : 이번 선거는 단지 1년짜리 서울시장 선거가 아닙니다. 다음 대선, 지선, 총선으로 연결되는 한국 정치 판갈이의 시작입니다. 성폭력 정치와 편법 월법의 정치를 해온 그 거대 양당과 그 기득권에 기대어 온 기생 정당, 위생 정당을 심판합시다.]

이른바 '샤이 진보', 민주당이 부끄러운 진보 표심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듯합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워온 진보진영 인사들이 대거 후원위원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홍기빈/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지난 2일 / 화면출처 : 유튜브 '신지예') : 투표는 차선을 택하는 것이다, 차악을 어찌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한 2000년대 들어오면서부터 슬슬 이제 괴물로 변하기 시작해가지고 딱 이렇게 정리하면 돼요. 표만 받을 수 있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정당이고요. 표만 받고 나면 무슨 짓이든 하는 정당입니다. 둘 다. 저 사람들이 투표가 끝나면 또 무슨 짓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지 않습니까.]

이재웅 전 쏘카 대표도 신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될 사람, 떨어뜨릴 후보 때문에 투표하는 게 아니라, 돼야할 후보를 뽑자는 겁니다. 신 후보가 미래가치를 대변하고 있다며,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재웅/전 쏘카 대표 (음성대역) : 지금 기득권 세대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자신들이 더 많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 발언권을 뺏긴 세대가 스스로 그림을 그려갈 기회를 줘야 합니다.]

성소수자를 대변하고 나선 미래당 오태양 서울시장 후보는, 안타깝게도 공약보다는 오세훈 후보와 악연 때문에 눈길을 끌었습니다. 선거 유세 첫날부터 날 선 신경전을 벌였었죠?

[오태양/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 제가 개XX 입니까. 서울시장 후보에게 개XX 라고 욕하는 국민의힘 지지자 누구입니까! (조용히 해주세요. 욕하지 마세요.) 제가 개XX 확실합니까!]

양 측의 갈등은 최근 폭행 논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오태양 후보가 오세훈 후보 측이 폭행을 했다, 주장을 하고 나선 건데요. 오태양 후보가 공개한 영상입니다. 누군가 오태양 후보에게 접근을 하고, 잠시 뒤 저렇게 쓰러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국민의힘도 영상을 공개하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영상에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경찰분이 저를 밀쳐서 머리를 땅에 찧었다"는 오태양 후보의 음성이 담겨 있는데요. 오태양 후보가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만큼, 진실은 수사를 통해 가려질 듯합니다.

군소후보들이 주장하는 거대 기득권 양당 심판론. 본래 정의당의 '트레이드 마크'였죠? 정의당은 이번 재보선에는 후보를 내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어제) : 제 마음 같아서는 심상정 의원님 같은 분들이 도와주시면 참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제가 전화도 한번 드리긴 했었습니다.]

정의당의 답은 No!였습니다. 한마디로 염치가 없다는 겁니다.

[여영국/정의당 대표 : 더불어민주당은 1년 전 총선 당시에는 기만적인 위성 정당을 통해 시민들의 정치개혁 열망을 가로막았습니다. 정치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정의당에게는 가히 정치테러였습니다. 국민의힘과 기득권 정치 동맹을 공고히 했던 더불어민주당이 그 어떤 반성도 사과도 없이 지금에서야 도와달라니 이게 무슨 염치없는 것입니까.]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도 박 후보의 요청에 선을 그었습니다. "보궐선거가 왜 발생했느냐"고 되물었는데요. 이번 선거는 "거대양당의 거대 실망과 거대 절망이 경쟁하는 형국"이라며 "차라리 양당 모두 '중대 결심'을 했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생태탕', '내로남불' 선거만 남았다면서 말입니다.

"차악도 악이다", 꼭 돼야 할 사람을 뽑아달라는 군소후보들. 과연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당락 여부를 떠나,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표심이 모일 지 관심입니다.

< '오스카상' 예고편? 윤여정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수상 > 

배우 윤여정 씨가 또 하나의 역사를 썼습니다.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겁니다. 미국배우조합상에서 한국 배우가 단독으로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여정/배우 (현지시간 지난 4일 / 화면출처: 트위터 'SAG Awards') : 어떻게 제 기분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서양에서도 이렇게 인정받을 준 몰랐어요. 정말 많이 영광스럽고 특히 동료 배우들이 저를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택해 줬다는 것이 더 감격스럽습니다.]

함께 경합했던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윤여정/배우 (현지시간 지난 4일 / 화면출처: 트위터 'SAG Awards') : 정말 많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미국 배우 조합에 감사드립니다. 미안해요.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올리비아 콜맨, 글렌 클로즈, 마리아 바카로바 그리고 모두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윤여정 씨가 오스카상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배우조합상은 아카데미 회원인 배우들이 동료에게 주는 상인데요. 오스카상은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이 되죠? 아카데미 회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게 바로 배우들입니다. 지난 10년간 미국배우조합상 수상자 가운데 오스카상을 놓친 배우는 단 1명 뿐이었습니다. 미국배우조합상을 '미리보는 오스카', '오스카상의 바로미터'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윤여정 씨는 이번 수상에 앞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도 가졌는데요. 본인이 국제적인 스타가 됐다는 평가에 '당황스럽다'며 지금의 자신을 만든 건 열등감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학교에서 연기를 배우지도, 영화를 공부하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6년 전 뉴스룸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죠?

[윤여정/배우 (JTBC '뉴스룸' / 2015년 3월) : 제가 이제까지 배우를 하는 거는 제 열등의식이었던 거 같아요. 열등의식과 '쟤는 안 돼'라는 거를 극복해야 하느라고 애써서 지금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봤어요.]

"73살, 아시아 여성이 오스카 후보에 오르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미나리가 내게 많은 선물을 줬다"는 소감도 밝혔는데요. 윤여정 씨의 이런 마음가짐도 선물 보따리를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윤여정/배우 (JTBC '뉴스룸' / 2015년 3월) : 이제는 제가 결심을 했어요. 60이 넘어서면서부터 나는 이제 그냥 보너스로 사는 거다, 생각을 했어요. 그래가지고 굉장히 여유롭게 일하고 있어서 굉장히 행복해요. 순리대로. 순서대로. 그냥 노후를 잘 그렇게 막 욕심내면서 그러면 노추가 될 것 같아. 내가 이 역할도 하고 저 역할도 하고 막 그러면. 그래서 그러지 않고 그냥 많이 놓고 순서대로.]

순리대로, 윤여정 씨가 오스카상을 거머쥘 수 있을까요? 오는 26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자못 기대가 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수봉이 형도, 허본좌도 "기득권 양당 심판"…이재웅 "빼앗긴 세대, 신지예 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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