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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춘근 "콘크리트 아닌 폭파 선택…더 확실한 폐기방법"

입력 2018-05-13 20:29 수정 2018-05-14 00:13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시간표'는…이춘근 박사
"핵실험장 자체 폐기·인력 철수, 영변 냉각탑 때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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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시간표'는…이춘근 박사
"핵실험장 자체 폐기·인력 철수, 영변 냉각탑 때와 달라"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김필규

[앵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두고 백악관과 청와대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2008년 영변 냉각탑 파괴 때와 다를 게 없다,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와 함께 관련된 내용들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이 박사님, 어서 오세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반갑습니다.]

[앵커]

작년 9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주말 뉴스룸에서 연결해서 그때 이제 풍계리의 인공지진이 있는데 이게 지금 원자탄이냐 수소탄이냐 이런 거 여쭤봤던 기억이 나는데 그 사이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앵커

먼저 이 부분부터 한번 여쭤볼게요. 북한이 이 갱도 입구를 콘크리트로 막는 게 아니라 입구를 붕괴시키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저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콘크리트라고 하는 것은 갱도의 빈곳을 채우는 것이거든요. 보통 갱도가 한 1km, 2km 들어가기 때문에 그걸 다 콘크리트로 막을 수가 없습니다.]

[앵커]

어마어마한 양이 들어가겠군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렇죠. 시공도 복잡하고 또 보여주기식으로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콘크리트라고 하는 것은 갱도 자체를 붕괴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우회를 뚫고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 실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폭파를 시키게 되면 요소 요소 필요한 곳에 폭약을 설치해서 붕괴를 시키고 입구까지 붕괴를 시키게 된다면 파고 들어가도 안 되고, 파고 들어가려고 해도 입구가 안 되니까 좀 더 확실한 폐기방법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 측에서 폐쇄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폐기라고 발표한 것도 그런 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렇습니다. 폐쇄라고 할 때에는 막는다,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라는 의미가 더 강하고 폐기라고 할 때는 사용하지 못한다 하는 그런 의미가 더 강하기 때문에 폐기라는 것이 좀 더 확실한 비핵화의 의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 부분과 관련해서 너무 기술적인 질문일 수도 있는데 그런 궁금증도 있습니다. 사실 그 갱도에서 여러 차례 핵실험을 했던 거 아닙니까. 원자탄이든지 수소탄이든지 터뜨렸어도 사실 일본은 무너졌지만 무너지지 않았던 그런 갱도인데 과연 폭탄으로 그걸 다 무너뜨릴 수가 있느냐 하는 궁금증도 나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보통 6번 실험을 한다고 할 때 같은 터널에서 실험하는 것이 아니고 입구는 같다 할지라도 곁가지가 있어서 곁가지 들어가서 여기서 실험하고 여기는 무너집니다. 그다음에 2차 실험할 때는 또 다른 곳으로 들어가서 여기서 실험하고 여기는 무너지고.]

[앵커]

실험장 자체를 무너뜨리는 거군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렇죠. 쭉 간다고 했을 때 주 통로만 안 무너진 것이지 다른 데는 다 무너진 겁니다. 그래서 그 주 통로를 무너뜨리는 절차를 진행하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또 그리고 이번에 이제 어느 정도 관심이 가는 건 기자들을 참관시키겠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러면서 과거 이제 약속을 했었던 전문가들의 참관 부분은 언급이 없어서 이거 좀 부족한 게 아니냐, 그런 이야기도 나오고요. 그래서 내부구조 일부도 다 공개하고 전문가들이 볼 수 있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전문가 의견 나올 때 두 가지가 나옵니다. 하나는 2번 갱도 실험을 했는데 그 안에 방사선 동위원소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원자력 전문가들이 들어가서 거기서 시료를 채취해서 분석을 해야겠다. 그러면 이제 핵물질의 종류하고 핵실험 수준, 핵무기의 수준 같은 것들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거든요. 또 다른 하나는 사용하지 않은 3번, 4번 터널 같은 경우에는 안에 들어가서 설계도를 보고 안의 내용을 보면 이 사람들의 핵실험 기술 수준을 알 수가 있고 어떤 목적으로 어떤 방법을 써서 실험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측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다 살펴볼 수가 있는 거죠. 그런데 방사능 동위원소를 측정하는 방법은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래서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느냐 또 위험하기도 하고요. 이미 무너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 북한이 이미 많은 동위원소들을 채취했을 거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검증하는 것을 우리가 결과를 받고 나중에 필요하다면 꼭 정상에서 시추를 해서 보는 방법을 쓸 수가 있고요.]

[앵커]

나중에 또 사찰과 감시를 계속 이어갈 테니까 그때 전문가들이 가서 볼 수 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우선 북미회담 이전에 그것을 검증한다고 할 때에는 이런 원자력에 대한 부분들은 조금 뒤로 물릴 수가 있고요. 다만 이 터널에 사용하지 않은 터널을 보고 전문가들이 거기서 어떻게 폭파시키는 것이 좋을 거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열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만약에 북한이 하나 제안을 한다면 이쪽의 전문가들을 초청을 해서 같이 논의하고 폭파시키면 조금 더 확실한 비핵화의 방법이 되고 신뢰성도 쌓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아직은 그 부분에 대한 논의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또 볼 수가 있는 거겠죠. 23일에서 25일.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느 날짜를 하나 딱 정한 게 아니라 날씨에 따라서도 결정될 수 있다고 그랬는데 날씨가 중요한 요소가 됩니까.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폭약을 쓸 때에는 전기식 뇌관을 많이 쓰게 됩니다. 그런 것을 쓰게 되면 비가 오거나 특히 천둥번개가 칠 때에는 오작동의 여지가 있죠. 위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맑은 날 하는 것이 좋고요. 또 하나는 참관을 하는 사람들이 비 중에서 참관하게 되면 여러 가지 효과가 감소가 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앵커]

시간이 좀 많이 지나서 마지막으로 하나만 꼭 여쭤봐야 될 것 같아서 이 부분 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앞서도 이제 제가 말씀드렸지만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파괴 때와 마찬가지 아니냐, 다를 바 없는 게 아니냐. 그 당시에 냉각탑을 파괴하고 나서도 핵실험은 계속 진행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때와 같은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오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볼 수가 있을까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저는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그 당시의 냉각탑은 원자로를 그냥 놔둔 상태에서 외부적인, 부수적인 것을 폭파시킨 것이고요. 그건 충분히 강물을 끌어다가 다시 자체적으로 냉각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완전한 의미의 폐기는 아니었다고 보고요. 이번 같은 경우에는 핵실험장 자체를 폭파시켜서 폐기하고 인력을 철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상당히 진전된 비핵화 방법이라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이춘근 박사님이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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