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밤에 다니기가 두려운 골목길에 밝은 색의 그림을 그려서 범죄를 막자는 서울시의 프로젝트, 그런데 6년이라는 시간 속에 무색해진 곳이 있습니다. 염리동 소금길 얘기인데요.
오선민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소금길입니다.
지난 2012년 서울시가 범죄 예방 디자인을 적용해 꾸민 길인데요.
6년이 지난 소금길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화사했던 벽화는 색이 바랬습니다.
산책길 안내도는 여기저기 뜯겨져, 지도로서 역할을 잃었습니다.
마을에 활기를 더했던 물물교환 시장도 구색만 남았습니다.
[염리동 주민 : 소금길 처음 들어봤어요. 꽃(길)은 모르겠는데요. 본 적이 없으니까. 표지판 앞에 그냥 쓰레기 버리는 데예요.]
옥잠화길을 따라 내려오면 소금길을 잇는 노란 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희미하게 남아있고요.
이 선을 따라가다보면 중간에 사라져버립니다.
재개발 철거가 시작되면서 길이 끊긴 것입니다.
A코스와 B코스로 나뉘었던 1.7km 소금길.
2년 전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면서 B코스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A코스 일부도 끊겼고, 결국 소금길의 30%만 남았습니다.
3년 전부터 예산 배정이 중단됐고, CCTV와 비상벨을 설치한 6개의 소금길 지킴이집은 철수했습니다.
[염리동 주민 : 늦게 들어올 때 무서울 때도 있어요. 등불이 많지 않아서.]
서울시는 구청으로 책임을 미루고…
[서울시청 관계자 : 관리는 구청에서 구민들과 같이해요.]
구청은 재개발 때문에 사실상 길이 없어진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마포구청 관계자 : (염리) 4구역 일부만 남아 있다 보니까… 더 이상 사업을 하거나 관리하는 건 없어요.]
첫번째 범죄 예방 디자인 거리는 오히려 밤에 다니기 무서운 길이 돼버렸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