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공립고등학교 성추행 사건 소식입니다. 이 사건은 파면 팔수록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우리 사회 갑을관계의 폐해를 고등학교에 옮겨놓은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추행 가해자로 알려진 교사들은 교내 요직에 있는 사람들이고 피해자들은 대부분 20대의 초임 또는 기간제 교사들이었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5명 가운데 4명이 교내에서 주요 보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교장 선모 씨와 수석부장격인 교무부장, 그리고 진학부장과 성고충처리위원회 책임교사 등입니다.
교장과 그 측근들이 주요 보직까지 차지한 상황이다 보니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기 어려웠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특히 피해 여교사들은 갓 전입온 20대 여교사이거나 기간제 교사여서 성추행에도 입을 다물게 됐다는 겁니다.
[A씨/피해 여교사 : 조직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니까 나이 든 선배 교사들에 대한 어려움이 있잖아요. 그런 어려움 속에 부당함을 당했는데 대놓고 말하기 어려운…]
교장의 제식구 감싸기도 문제였습니다.
동료 여교사의 옷이 뜯어질 정도로 성추행을 했던 것으로 조사된 교무부장은 1년 뒤 아무런 징계 없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갔고, 진학부장 역시 직위해제 기간에 학교를 마음대로 드나들었습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이 학교 내 갑을관계에서 비롯됐다는 풀이가 나오는 가운데 이런 문제를 갖고 있는 학교가 한둘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