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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텔레토비가 바보연기 선생님이었다"

입력 2013-06-0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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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텔레토비가 바보연기 선생님이었다"


김수현(25)의 내면에는 '소년'과 '남자'가 공존하는 듯 했다. 어리숙한 표정으로 해맑게 웃다가 어느순간 진지한 눈빛을 한채 목소리를 내리깔고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하나의 얼굴에 모성애를 자극하는 눈빛과 남성적인 강인함을 동시에 지녔다는건 연기자로서 더할 나위없는 장점. 마침 6월 5일 개봉하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장철수 감독)가 김수현이 가진 양면의 매력을 잘 끌어내 눈길을 끈다. 동명의 인기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남파된 북한 꽃미남 간첩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수현은 북한 최고의 엘리트요원 원류환을 연기한다. 뛰어난 공작원이지만 남파된후 동네바보 동구로 위장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이다.

-출연하게 된 이유는.

"원작 웹툰이 워낙 인기가 많아 영화화된다는 말이 들리기시작했을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찾아봤다. 신나게 웃으며 전반부를 보다가 후반부에 이르러 울고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 정도 몰입도라면 영화로 만들어져도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회사 측에 시나리오를 보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마침 제작사 측에서도 나를 염두에 두고 있어 자연스레 미팅이 이뤄졌다. 앞서 온라인의 웹툰 팬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가상캐스팅에서도 내가 주인공에 어울리는 연기자로 꼽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건 역시 바보연기다.

"최대한 과장하지않고 자연스럽게 보여야한다는게 첫번째 과제였다. 좀 더 오버연기를 하면서 웃음을 유발하고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꾹 참고 몸에 힘을 뺀채 편하게 접근했다. 맹구와 영구 등 주요 캐릭터들 뿐 아니라 '7번방의 선물'에서 류승룡 선배의 연기도 참고했다. 그중 내 캐릭터에 직접 적용할만한 멋진 참고대상을 찾았는데 바로 텔레토비였다. 아이들과도 쉽게 어울리는 편한 목소리와 행동을 보여주더라."

-북한 엘리트 요원부터 바보 동구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연기하기에 쉽지 않았을것 같다.

"이 작품을 위해 각각 다른 목소리톤을 4가지 버전으로 준비해야만했다. 엘리트요원 원류환의 북한말투, 그리고 바보 동구의 목소리, 또 훈련된 서울말씨를 쓰는 모습과 서울생활에 익숙해져 한층 여유로워진 상태의 목소리 등이었다. 매번 스마트폰에 녹음을 하고 들어보면서 연습했다. 지인들에게 들려주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준비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 일단 몸을 쓰는 액션연습부터 시작했다.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박기웅 형과 이현우, 또 손현주 선배가 함께 해 빨리 적응할수 있었다."

-소속사 대표 배용준이 VIP시사회에 참석했다. 영화를 본후 뭐라고 하던가.

"딱 한마디 하셨다. '잘되리라 믿는다'라고. 뒷풀이 자리였는데 그 말을 듣고 '내일부터 열심히 홍보 활동 참여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배용준 선배께서 촬영장에 직접 찾아오신적은 없는데 간간히 전화를 걸어와 '잘 하고 있냐'고 물어보시곤 했다. 대부분 4분 남짓한 통화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남자들간의 통화에 4분이면 짧은 시간이 아니다. 터울이 많이 나는 선배라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웃음)"

-어린 시절부터 겁없이 대학생들의 연극동아리를 찾아가 연기연습을 했다. 직업 연기자가 된 지금도 그 때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 당시부터 익혀온 것들이 몸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예를 들어 슬픈 영화를 보면서 울 때도 내가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울었는지를 다시 떠올리고 기억하려 노력한다. 그런 습관을 잘 활용하면 실전에서도 좋은 연기를 꺼내놓을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눈물이 많은 편인가.

"눈물이 많은것 같진 않은데 우는 건 좋아한다. 눈물이 흐르는 느낌도 좋고 펑펑 울고 난뒤의 후련한 기분도 좋다."

김수현 "텔레토비가 바보연기 선생님이었다"


-앞서 드라마 '드림하이'에 이어 '해를 품은 달'까지 거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기분좋은 반면에 신경도 많이 쓰였을것 같다.

"갑작스럽게 큰 사랑을 받다보니 괜히 겁이 많아지더라.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하다보니 '조심해야한다'는 생각만 맴돌고 움츠러들게되더라. 나중엔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할 정도로 위축됐다. 그러다 안되겠다싶어 생각을 바꿨다. 괜히 얼굴을 가리는 등 과잉방어하지 말고 당당하게 걸어다니기로 했다. 편하게 바깥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도한다. 그러다 사진이 찍혀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친구들이 무방비상태에서 찍혀 이상하게 나왔다고 불평을 터트린다."

-'도둑들' 속편이 나온다면 또 다시 출연하고 싶은 생각이 있나.

"물론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VIP 시사회 뒷풀이에 최동훈 감독님이 오셨다. 영화 잘봤다고 칭찬해주시더라. 그래서 슬쩍 감독님께 '제가 출연할만한 작품 없냐'고 물어봤다. 그러니 감독님께서 '일단 서른살은 넘기고 생각해보자'고 하시더라.(웃음)"

-'드림하이'에 동반출연한 수지와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여전히 친하게 지낸다. 수지가 출연중인 드라마 '구가의 서'는 아쉽게도 첫회밖에 못봤다. 첫회에는 수지가 안 나오더라. 영화 홍보가 끝나면 좀 챙겨봐야할 것 같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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