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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풍자그림 논란… 책임큐레이터 사퇴

입력 2014-08-1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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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풍자그림 논란… 책임큐레이터 사퇴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의 책임큐레이터인 윤범모 가천대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해 논란이 된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 '세월오월' 전시 유보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윤 교수는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무등파크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책임큐레이터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시 파행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홍 작가의 '세월오월'은 우리 시대의 상처를 치유하고 공동체정신으로 광주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의도로 시민참여와 협업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림의 일부 형상에 대한 정치적 해석으로 논란이 빚어지고 결국 전시가 유보됐다"고 설명했다.

비엔날레측의 작품 전시 유보 결정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내비쳤다.

윤 교수는 "'세월오월'의 최종 완성작 전시 여부를 놓고 4명이 큐레이터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인 끝에 전시 가능 2표, 전시 불가 1표, 의사 표시 유보 1표의 결과가 나왔다"며 "다수결에 의해 전시여부를 결정하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재단은 큐레이터들 간 합의된 결론이 없다는 이유로 전시 유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홍 작가는 세월호를 중심으로 작업을 전개했지만 불행하게도 주객이 전도돼 '세월오월'의 본질이 잘 드러나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역량의 한계를 통감하고 당시 사퇴 표명을 한 뒤 회의장을 나왔으며 따라서 전시 유보 결정은 책임큐레이터의 불참 속에서 강행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세월오월' 사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한 사례로 기록될 수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며 "예술적 표현의 자유는 그 어떤 문제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며 그것을 지키는 것이 광주정신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월오월' 사태로 인해 광주비엔날레 특별프로젝의 특징과 내용, 훌륭한 출품작들이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번 사태 이후 불행한 일이 이어지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광주비엔날레재단과 광주시는 특히 정부의 예산 삭감 등을 우려했고 그 부분은 저 역시 공감한다"며 "그런 사태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예술 정책의 기본 원리가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8일 홍 작가의 출품작 걸개그림 '세월오월' 게시 여부와 관련한 회의를 이틀에 걸쳐 열었으나 큐레이터 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작품 설치를 유보키로 했다.

'세월오월'은 5·18 당시 활동했던 시민군과 주먹밥 아줌마가 '세월호'를 바다에서 들어 올리면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시키고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을 묘사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한 부분이 포함돼 광주시가 내용 수정을 요구하고 작품 설치를 막아서면서 논란이 일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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