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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미국-이란…청와대, 긴급 NSC 회의 개최

입력 2020-01-06 18:42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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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미국언론들에 따르면, 오늘(6일)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제3차 세계대전'이라는 검색어가 실시간 인기 주제어로 급상승했다고 합니다. 미국과 이란 갈등에 혹시나 진짜 전쟁이 나는 것 아니냐, 징집되는 거 아니냐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하죠. 미국이 이란 군부 지도자 솔레이마니 사살 이후, 미국과 이란은 보복과 재보복을 언급하며 전운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청와대도 오늘 긴급 NSC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 부분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청와대가 통상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 회의를 월요일인 오늘 열었습니다. 뭔가 긴박한 안보 상황이 있다는 뜻이죠. 전운이 감도는 중동,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전개 방향을 분석하고, 정부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현지 교민 안전과 원유 수급 문제도 면밀히 살펴보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기존멤버가 아닌 성윤모 산자부 장관도 참석했습니다.

아주 민감한 정치적 결정도 논해야 하는데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입니다. 지난해 12월 열린 NSC에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우리 선박 보호와 국제적 해양 안보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이 검토됐습니다. 사실상 파병하겠단 결정이었고, 이미 청해부대 작전지역에 호르무즈를 포함해 국회 동의를 받는 방안까지 검토한 걸로 알려졌죠.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전쟁까지 거론될 정도로 상황이 바뀐 만큼,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해 8월 4일) : 그들은 이 지역을 통해 흘러가는 물자를 가지고 있고, 그것은 그들의 경제에 중요하다는 것과, 해협 내 억지력은 그들의 시민들과 국가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호위연합체 구성을 확신합니다.]

[윤소하/정의당 의원 (지난해 8월 6일) : 미국으로부터 공식 파병 요청이 있었거나 정부 안에서 파병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이 있습니까, 호르무즈 해협?]

[정의용/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지난해 8월 6일) : 이것은 우리의 필요에 따라서 주체적으로 결정할 겁니다. 미국의 요청이 물론, 구두 요청이 있었습니다만 (호르무즈에) 우리 원유 수입의 70% 이상이 통과를 하고 있고 우리의 선박들의 안전을 위해서 파병 여부, 파병의 필요성이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 "전 세계 60여 나라에 호위 연합체 동참을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모르긴 몰라도, 해당 국가 지도자들, 지금 머리가 꽤나 아플 겁니다. 원래 미-이란 관계가 "끝이 보이지는 않는 적대 관계"란 말이 있을 정도로 팽팽하긴 했지만 이처럼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온 배경은 뭘까요.

지난 3일,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습니다. 솔레이마니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맹활약한 무공으로 이란 군부 최고 실세이자,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라는데요.

대미 강경파로 꼽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한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2018년 트럼프가 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을 넣고 "제재가 오고 있다"는 경고를 보내자 솔레이마니는 즉각 "당신은 내가 상대한다"고 적은 자신의 사진으로 맞대응했습니다.

이런 거물급 군부 인사 동선 하나하나를 극비에 부칠 만큼 경비가 삼엄했을 텐데요. 작전에 사용된 무기, 다름 아닌 드론이었습니다.

▶ 영화 '엔젤 해즈 폴른' (2019)

같이 한번 보시죠. 평화로운 호숫가에, 웬 박쥐 떼 같은 게 나타나서 보니, 살상무기 '킬러 드론' 떼였습니다. 무차별 공격에 경호원들이 픽픽 쓰러지고, 경호실장은 대통령은 껴안고 호수로 뛰어들죠. 이런 무시무시한 드론 테러, 이제는 영화가 아닌 현실이 된 겁니다.

작전을 실행에 옮긴 건 미국의 2세대 드론, 'MQ-9 리퍼'입니다. 최고 시속 482km에 최대 15km 상공에서 20시간 넘게 비행할 수 있고, 현재 기술로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리퍼는 움직이는 차 안, 한 좌석만 콕 찍어 타격할 만큼 정밀성을 자랑하죠. 일명 '닌자 폭탄'을 탑재한 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도로에 있던 솔레이마니의 차량을 정밀 타격했습니다. 결과는 이렇게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린 차의 흔적뿐입니다. 

[솔레이마니 딸 (현지시간 지난 4일) : 누가 우리 아버지의 복수를 해줄 것인가요?]

[하산 로하니/이란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4일) : 우리 모두, 이란 모든 국민이 당신 아버지의 (복수를 할 것입니다.)]

이란은 소위 '피의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미군기지 공격을 시사하면서, 핵합의 탈퇴 카드도 꺼내 들었는데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앞으론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겁니다. 미-이란 양국사이에 침묵을 지키던 이라크도 친 이란으로 돌아섰습니다. 이라크 의회, 긴급회의를 열고 미군 철수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모하메드 알 할부시/이라크 의회 대변인 : 이라크 정부는 외국 군대의 주둔을 끝내야 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외국 군대가 이라크의 영토와 영해, 영공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눈하나 깜짝할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죠. "만약 이라크가 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면, 그들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제재는 약하게 보일 정도일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내보낼 거면, 기지 비용 물어내든지 하는 특유의 장사꾼식 반응도 보였죠. "내가 취임하기 전 수십억 달러를 들여 지은 값비싼 우리의 공군기지가 이라크에 있다"라며 "이라크가 그 비용을 물어내기 전에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란의 문화유적을 콕 찍어 공격하겠다고 해 논란이 됐는데요. "반격 지점으로 이란 문화에 중요한 52곳을 정해놨다. 매우 신속하고 강력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란 혁명당시 미 대사관에 억류된 인질 52명을 상징한다고 했지만, 일부러 문화적 장소를 건드리겠단 건, 논란이 될만한 발상이죠.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 5일 / 화면출처: 미 CNN) : (미국은 정말 이란의 비군사적 문화적 지점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이는 분명 민간인 위협을 초래하고 2017년에 미국이 투표했던 유엔 결의안을 위반할 큰 가능성이 있을 텐데요?) 우리는 옳은 일을 할 것이고, 미국 헌법에 일치하는 행동을 할 것입니다. 이란 지도부가 나쁜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는 큰 힘과 기운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미국은 대응을 할 것입니다.]

이란은 이를 '전쟁범죄'라 비판하면서 "만약 미국이 반격에 나선다면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인 하이파와 텔아비브는 가루가 돼 지구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왜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주로 백인과 유대인 중심이라는 걸 노린 조치입니다. 전 세계를 긴장케 한 미-이란 갈등 향후 미국과 북한의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요. 이 내용은 들어가서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전운 감도는 미국 vs 이란…청. 긴급 NSC 개최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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