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4일)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오른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영화를 만든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 정이삭 감독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4년 전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된 정 감독은 돌고 돌아서 아버지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로 아카데미의 작품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지금 사람을 죽이러 가는 중이라는 걸 잊었어?]
부모를 죽인 사람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고아 소년의 이야기.
첫 영화는 스물여덟 살에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찍었습니다.
대학살이 남긴 상처를 르완다 배우들이 르완다어로 그렸습니다.
3000만 원 남짓, 감독의 자비로 만든 이 데뷔작은 칸 영화제에 초청됐습니다.
정 감독은 이듬해 칸의 신인 감독 지원으로 두 번째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말기암 환자인 친구를 격려하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맞이한다는 내용입니다.
낯선 곳, 낯선 언어, 여행.
비주류의 시선을 놓지 않았던 정 감독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돌아보는 데는 14년이 걸렸습니다.
[영화 '미나리' : 새로 시작한다고 했잖아, 이게 그거야]
아칸소주 시골 마을에서 아이들 중 혼자만 백인이 아니었다는 감독은 영화를 만들게 된 지금은 아웃사이더로 살아온 게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경계 없는 정 감독의 다음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리메이크판입니다.
[정이삭/감독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 '기생충' 이후 미국 관객의 한국 영화에 대한 포용력이 넓어지고 있다고 느껴요. 영화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나리'는 1년 전 '기생충'과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뒤 아카데미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