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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무단횡단 사망, 문제의 '교차로' 취재해보니…

입력 2016-05-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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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단횡단을 하다 차에 치여 숨진 사람이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올 1월부터 이달 23일까지, 5개월간 서울시내 교통 사망사고를 분석해 발표했는데요, 이 가운데 신호를 지키지 않고 교차로를 건너다 사망한 사람은 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무단횡단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수도권 교차로를 취재해 보니, 아예 신호등이 없는 곳이 적지 않았고, 유일한 통로인 지하도는 공사 중인 곳도 있었습니다. 물론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들의 질서의식이 가장 큰 문제지만, 자꾸 무단횡단을 떠올리게 하는 교차로의 환경도 문제였습니다.

이상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주안역 부근의 한 교차로.

전동 휠체어를 탄 남성이 무단횡단을 하는데 버스가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갑니다.

손수레를 끌고 길을 가로지르는 한 남성 옆으로 차량들이 빠르게 달립니다.

인천 주안동의 다른 교차로도 횡단보도가 없어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한동안 눈치를 보다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교차로를 건너려면 지하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지하도 역시 위험합니다.

공사 중인 지하도입니다. 이쪽엔 위험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고 천장 구조물은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카메라 조명을 한 번 꺼보겠습니다. 보시는것처럼 이렇게 어두운 지하도를 주민들은 지나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주민들은 횡단보도가 있는 곳으로 가려면 수백m를 돌아가야 하고, 지하도 역시 공사 중이기 때문에 무단횡단을 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유정민/인천 주안동 : 저는 젊지만 다리가 불편해요. 저기서부터 걸어오든지, 아니면 횡단보도로 건너서 돌아서 오는…]

[주민 : 횡단보도가 없어. 저쪽에 있어.]

하지만 지하상가 상인들은 횡단보도 설치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횡단보도가 생기면 자신들의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하상가 상인 : 여기 지하상가 죽으면 지상도 죽고 다 죽는 거예요.]

인천시청은 지하상가 상인도 무시할 순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인천시청 관계자 : 교통약자 입장에선 무조건 (설치)해야 하는 게 맞는데 쉽게 추진을 못한다는 거예요. 지하상가 상인의 생존권도 달려 있다고 보는 거죠.]

지난해 인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발생한 보행자 사고는 모두 387건, 이로 인한 사망자는 24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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