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젯(31일)밤 몽골의 헌법재판소장과 그 수행원이 비행기 안에서 우리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붙잡혔는데요. 경찰이 '면책특권'이 있다는 한마디에 풀어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뒤늦게 다시 수사에 나섰지만 수행원은 이미 출국한 뒤였고 이 헌재소장도 두 시간만 조사를 받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사건은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 8시 5분쯤, 몽골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오는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몽골의 헌법재판소장 오드바야르 도르지 씨가 승무원을 성추행했습니다.
함께 있던 수행원 한 명도 다른 승무원을 성추행했습니다.
이들은 기내에서 제공된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항공사 직원은 이들을 붙잡은 뒤, 공항에 내리자마자 경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이들의 신분 등을 확인하고, 풀어줬습니다.
외교관으로서 면책특권을 주장했고, 나중에 자진출석하겠다고 말했단 이유였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의 느슨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외교부는 경찰이 오늘 새벽 2시반쯤 면책특권이 있는지에 대한 해석을 요청했고, 오늘 오전 답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 상주하는 외교관도 아니고, 국제관습법에 따른 국가원수급으로도 볼 수 없어 면책특권이 없다는 겁니다.
이들을 풀어준 사이 수행원은 싱가포르로 출국해버렸습니다.
경찰은 출국장 안에서 환승을 위해 머물고 있던 도르지 소장을 다시 찾아가 2시간 정도 조사했고, 도르지 소장은 조사를 받은 뒤 오후 5시 40분 인도네시아 발리로 떠났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다시 불러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