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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단톡방서 조직적 공유…국회의원·공무원도 포함

입력 2017-03-29 21:17 수정 2017-03-3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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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론 저희들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습니다. 이 문제를 취재한 이호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앞서 잠깐 봤는데 단체 대화방들의 정체가 뭡니까?

[기자]

더민주 진선미 의원실과 여선웅 강남구의원이 익명의 참여자로부터 입수한 대화 내용인데요.

일단 운영주체는 서울희망포럼이라는 단체입니다.

100여 명이 속한 방은 중앙회 방으로, 500여 명이 속한 방은 국민의소리라고 불리는데요.

이 밖에도 국민평가위원회, 비즈니스클럽 등 다른 방도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었지만, 이들 카톡방 내용은 아직 입수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제보를 보내주시면 더욱더 좋겠군요,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생각보다 조직적이네요. 이곳에서 신연희 구청장이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려 고발당했죠? 신 구청장 외에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습니까?

[기자]

100여 명이 있던 중앙회방은 들어올 때 이름과 소개를 해야 하는 등 나름 신분 확인을 거치고 있었습니다.

여기엔 바른정당 이은재 국회의원과 전현직 기초 의원들이 있고요. 19대 의원인 류지영 전 의원과 손인춘 전 의원도 꾸준히 게시물을 올리며 활동해왔습니다.

[앵커]

이런 사람들도 의도적으로 퍼 나르거나 했으면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는거죠?

[기자]

네 의도적으로 특정인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거나 지속적으로 유포했을 경우에는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공무원에 해당하는 경찰대 교수도 있었는데요. 특별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이 방에 수개월 간 남아있었습니다.

이밖에도 전 경찰서장, 전 외교부 공무원 등도 있었습니다.

500여 명이 있던 또 다른 카톡방에는 김진태 의원과 이인제 의원 등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부터 친박단체 회원들까지 다양했습니다.

[앵커]

두 대화방을 다 본 거죠? 주로 어떤 식으로 가짜뉴스들이 버젓이 유통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 기존 언론을 믿으면 안 된다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왔습니다. 믿을 건 SNS뿐이다, 라는 표현도 반복됐습니다.

[앵커]

특히 JTBC 보도를 믿으면 안 된다는 글이 많이 있겠죠. 믿을 건 SNS뿐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표한 설문조사결과에서도 카카오톡과 라인 등, 이게 사실 문명의 이기이기는 한데 이런 걸 보면 아주 어두운 구석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걸 통해서 메시지를 받았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많았는데 이게 확인이 된 거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올라오는 대부분의 게시물 끝에는 '20번 이상 퍼 나르세요'라는 식의 문구가 붙어있었습니다.

사실 수백 명이 속한 방에서 참여자들이 20번이 아니라 한 번씩만 공유를 해도 엄청난 속도로 퍼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내용들이 터무니없이 퍼져나간 게 이런 경로를 통해서라고 쉽게 추측할 수 있는데요. 그럼 이 두 단체 대화방에서 가짜뉴스를 비롯한 컨텐츠들이 어떻게 퍼졌나요?

[기자]

100명 규모 중앙회 방에서 글이 올라오고 500명 방으로 다시 공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특정 대선 후보가 세월호 참사의 원흉이라는 내용인 '해당 후보를 꺾을 수 있는 절대적 자료'라는 말로 시작되는 글을 보면요.

3월 2일 오후 4시 7분, 100명 방에 올라오고 이틀 뒤 500명 방에 올라왔습니다.

다시 하루 뒤에는 신연희 구청장이 다시 두 카톡방에 올리고, 그 이후에도 500명 방에서 세 차례 더 공유돼서 결과적으로 총 다섯 차례 공유됐습니다.

[앵커]

그렇게 되면 범위는 굉장히 넓어지는 상황이 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같은 글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더 빠르게 전파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그 글의 원출처가 또 있습니까?

[기자]

한 극우성향의 인터넷 방송이었습니다.

[앵커]

반대로 500명이 있는 방에 먼저 글이 게시되고 100명이 있는 카톡방으로 퍼가는 사례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500명이 있는 방에 먼저 글이 게시되고 그다음 100명이 있는 카톡방으로 옮겨왔다가 다시 또 500명이 있는 방으로 옮겨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엄청나게 양산된다는 얘기잖아요. 두 방에 올라오는 게시물들의 출처, 극우성향의 인터넷방송이라고 했는데요. 또 있습니까?

[기자]

저희가 두 단체대화방에 올라온 게시글들을 전수 분석해봤는데요.

링크가 삭제되거나 중복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707건이었습니다.

이 중 유튜브가 42.8%로 가장 많았는데요.

친박 성향 패널들이 나와 얘기하는 유튜브 형식의 유사언론과 채널들이 그만큼 많이 유통되고 공유됐다는 의미입니다.

다음으로는 극우 성향 언론사 홈페이지와 블로그가 12%로 비슷했고요.

극우 성향 커뮤니티, 박사모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가짜뉴스 외에 또 다른 특징은 없었나요?

[기자]

지난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 퇴거 과정도 사전에 공지됐습니다.

당시 언론에 박 전 대통령의 퇴거 내용이 알려진 건 당일 오후 4시가 넘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카톡방에선 새벽 3시 56분에 '대통령 사저행을 눈물로 배웅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전날 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의 전언을 소개한 게시글이었는데요.

오전 7시부터 계속해서 공지가 이뤄졌습니다.

이같은 방식으로 공지가 확산되면서 결국 1천여 명의 인파가 몰리게 된 셈입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친박단체 집회 공지가 지속적으로 올라왔는데요. 이런 카톡방이 대선을 앞두고 사전 선거운동의 도구가 될 우려도 제기됩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실 인터넷이라던가, 이런 모바일이 이른바 전자민주주의를 앞당긴다고들 흔히 초기에 얘기했습니다만, 물론 그런 면도 있겠죠. 그런데 이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역작용도 있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군요. 이호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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