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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IS 대변인 알 아드나니가 해외 테러작전 지휘 감독"

입력 2015-11-2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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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IS 대변인 알 아드나니가 해외 테러작전 지휘 감독"


프랑스 파리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테러와 이집트에서의 러시아 여객기 추락은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 지도부가 처음으로 기획한 국제 테러로 간주된다. 미국과 유럽의 테러 관련 정보 전문가들에 따르면 IS의 해외 작전 계획반은 전략을 지도·감독하고 조직원을 훈련하며 자금을 지원한다. 이 모든 것의 목표는 시민들을 공격해 가능한 한 가장 많은 사상자 숫자를 내는 것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IS '위협' 범위, 중동지역 벗어나…알카에다와 경쟁한다는 분석도

시리아·이라크의 IS 근거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공격을 일으키는 것은 IS가 진화했다는 점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IS의 위협이 중동 지역에 국한된다고 봤던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생각을 바꿔놨고,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위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IS가 전략을 바꾸게 된 동기로 추정되는 것 중 하나는 국제 테러단체인 알카에다를 장악하기 위해서다. IS는 전략과 지도부의 차이로 2013년 알카에다로부터 분리 독립했다. IS가 파리 테러를 일으킨 지 일주일 만에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 말리 인질극을 벌인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IS와 알카에다가 테러를 두고 경쟁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일 서아프리카 말리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 블루 호텔에서 발생한 테러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 반(反)테러 관련 당국자는 "누가 더 서방국을 잘 공격하는지를 두고 IS와 알카에다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정보관들은 IS가 해외 작전을 수행할 때 나눴던 대화를 감청해 두 테러 단체가 경쟁 관계에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 시리아의 IS 지도부 지시받아 해외 작전 수행하는 듯

유럽 당국은 파리 테러를 기획한 IS 조직원들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퍼즐 조각을 맞추고 있다. 현재까지 당국은 시리아에 있는 IS 지도부와 이번 테러를 기획한 것으로 추정되는 IS 조직원 압델하미드 아바우드가 전자기기를 이용해 소통해왔다는 점을 밝혀냈다.

시리아에 있는 IS 지도부의 지시를 받아 해외에 나가있는 조직원이 테러를 일으켰다는 비슷한 증거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서도 발견됐다. 다만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은 이집트에 있는 IS 연계조직이 자체적으로 벌인 일 같다고 당국자들은 말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해외 작전을 지휘,감독하는 사람은 IS 공식 대변인인 아부 무함마드 알 아드나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리아인인 알 아드나니는 IS의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2인자로 알려져 있다. 서방 당국은 알 아드나니의 동태를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알 아드나니는 지난해 9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배포된 42분 짜리 오디오 성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성명에서 서방국에 살고 있는 모든 무슬림들은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 나라의 시민들을 죽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알 아드나니는 당시 "당신이 할 수 있다면 (이슬람을) 믿지 않는 미국인과 유럽인, 호주인, 캐나다인들을 살해하라. 특히 악의적이고 더러운 프랑스인들을 죽여라"라며 "알라의 뜻에 의지해 그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죽여라. 어느 누구의 조언도 듣지 말라"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알 아드나니의 목에 500만 달러(약 57억9000만 원)의 현상금을 걸고 미군이 이라크·시리아에 가하고 있는 공습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국 대(對)테러센터 국장을 역임한 매슈 올센은 "알 아드나니는 1년여 전 IS가 세력을 불리면서 해외 작전을 수행하게 된 배경에 있는 핵심 인물"이라고 말했다.

알 아드나니와 관련된 내용은 IS가 지난 2년 동안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배포한 1000건 이상의 비디오 메시지를 분석해 밝혀냈다. 이 연구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미디어·홍보학과의 방문 교수로 와 있는 자비어 레사카 교수가 수행했다.

알 아드나니는 IS 공식 대변인이자 선전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의 사진은 IS 비디오에 담겨있지 않다. 알 아드나니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레사카 교수는 "IS는 알 아드나니의 사진을 실은 비디오를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다"며 "보안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레사카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IS가 비디오를 통해 가장 많이 위협한 나라는 러시아다. 2년 동안 25차례 이상 러시아를 협박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는 20차례 가까이 위협을 받아 러시아의 뒤를 이었다.

프랑스 정보당국 관계자는 지난 18일 생드니 아파트 급습 작전으로 사망한 아바우드가 시리아에 있을 때 알 아드나니의 밑에서 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언어권별 하부 조직 생성…'대나무' 구조로 다른 조직에 피해 없도록 조치

시리아 알레포 지역의 지역 활동가에 따르면 아바우드는 2014년 초 터키 국경 인근의 아자즈에 머물렀다. 당시 아자즈는 해외에서 새로 온 조직원들로 가득차 해외 지하디스트들의 산실로 간주될 정도였다. 현지 활동가에 따르면 아바우드는 해외 조직원들을 양성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로코계 벨기에 인으로 프랑스어를 할 줄 알았던 아바우드는 이후 유럽에서 테러를 기획하는 임무를 받게 된다. 파리 테러를 벌이기 한참 전부터 아바우드는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극단주의자들과 폭넓게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벨기에 당국에 따르면 IS는 아바우드가 했던 것처럼 언어를 기반으로 한 작은 조직들을 운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이 가장 친숙한 장소를 골라 테러를 기획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직들은 유럽 당국이 '대나무 구조'(bamboo structure)라고 부르는 형태로 운영된다. 테러조직들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조직원이 붙잡히거나 작전을 들켰을 경우 자살함으로써 다른 작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형태다.

미 정보위원회 상급 위원인 아담 쉬프는 "첫 번째 해에 IS의 우선순위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자신들의 세력을 굳히는 것이었고, 지명도가 어느 정도 쌓이면서 해외 작전에도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외로운 늑대' 전략을 고수하다가 특정 작전을 기획하는 것으로 전략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쉬프는 "파리의 경우 해외 IS 지부 영향력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작전을 수행할 때 시각과 장소, 테러 방법을 고안하는 데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도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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