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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유시민 산 채로 잡아들여라?' 청원 후폭풍

입력 2017-12-14 19:00 수정 2017-12-1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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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냈던 유시민 작가가 초등학교 빈 교실을 공공어린이집으로 만들자고 청원한 것, 다정회 가족들은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유 작가는 이 글에서 "자랑은 아니지만, 대통령도 알고 국무총리도 안다"면서 "그래도 경험에 비추어보면 공개 청원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청원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대통령도 알고 국무총리도 안다… 작가님, 자랑한 거 맞습니다. 그런데 왜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을까 궁금해졌는데, 과거 '썰전'에서 국민청원에 대해 이렇게 말했죠.

[유시민/작가 (JTBC '썰전' 지난달 30일) : 지금 국민들이 답답하게 여기거나 간절하게 원하는 어떤 것을 누가 가져가냐 하면 청와대 청원 사이트가 가져가고 있어요. 민원들이 여의도로 안 오고 청와대로 가고 있어요. 그리고 청와대가 여기에 응답을 하면서 실제로 문 정부의 지지율이 왜 70% 선을 유지하고 있느냐를 가만히 보면 사람들의 생활과 밀착되어 있는 관심사를 슬금슬금 표 안 나게 청와대가 땡겨먹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유 작가와 직접 통화를 해봤는데, 뒤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썰전'의 진행자 김구라 씨였습니다. 김구라 씨 영향력이 꽤 컸네요.

그런데 이 청원이 엉뚱한 후폭풍을 불러왔습니다. 이름하여 유 작가를 산채로 잡아 들여야 한다는 글까지 나왔는데, 알고 보니 유 전 장관이 청원한 내용은 자신이 제일 잘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장관으로 임명해서 일을 처리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청원을 올린 겁니다. 하지만 유 작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과거에도, 또 제가 사석에서 봤을 때도 여러 차례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밝혔죠.

[전현무/방송인 (JTBC '비정상회담' 지난해 1월 25일) : 다시 정치 쪽에는 뭐…]

[유시민/작가 (JTBC '비정상회담' 지난해 1월 25일) : 여기 나온 거 보면 모르십니까?]

[전현무/방송인 (JTBC '비정상회담' 지난해 1월 25일) : 아예 안 가시겠다는 겁니까?]

[유시민/작가 (JTBC '비정상회담' 지난해 1월 25일) : 그렇죠! 이제 제 길을 찾았으니까. 이쪽, 이 직업으로.]

[전현무/방송인 (JTBC '비정상회담' 지난해 1월 25일) : 오라는 데가 생기면?]

[유시민/작가 (JTBC '비정상회담' 지난해 1월 25일) : 그래도 안 가죠. 작가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유시민 작가의 제안, 사실 논란이 큰 사안입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는데요, 복지부와 교육계의 입장이 충돌합니다. 우선 복지부는 빈 교실을 사용하면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고 반면에 서울시교육청은 국공립어린이집 확대는 찬성하지만 빈 교실의 용도 변경은 부적절하다며 반대 논평을 내기도 했습니다. 유 작가의 청원 내용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통화를 해보니 유 작가는 꽤 오래전부터 이 방안을 고민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본인도 아이를 키우면서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독일 유학 시절의 육아 경험을 에세이로 쓰기도 했죠.

[유시민 작가 에세이 <밥하고 애="" 보는="" "잘난"="" 남자=""> 중 (음성대역) : 마인츠시의 주택난 때문에 이십 킬로 떨어진 시골에 집을 얻었는데 여기는 탁아소가 없었다. 유치원은 세 살이 되어야 보낼 수 있었다. 두 학기를 보내고 난 지난해 여름. 마침내 구원의 손길이 왔다. 시월부터 자리를 줄 테니 아이를 대학 구내 유치원에 맡기라는 통지서는 복음과 같았다. 아… 그러나 모두 헛된 꿈이었다… "싫어싫어 유치원 안 갈래 엄마랑 놀래, 아빠 가지 마"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아이는 완강히 거부했다.]

통지서는 복음과 같았다… 많은 것이 담겨 있네요. 힘들게 자리가 난 유치원조차 아이가 가지 않겠다고 하니 참 난감했을 겁니다. 어쨌든 공공보육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는 만큼 관련 부처와 기관들이 칸막이를 낮추고 심도있게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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