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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 꺼낸 태영호…이인영 "민주주의 이해도 떨어져"

입력 2020-07-23 18:21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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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전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국회에서 진행 중입니다. 청문회 전부터 자녀 병역 문제와 대북관 등을 두고 야당의 의혹 제기가 이어졌는데요. 오늘(23일) 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습니다. 일부 야당 의원이 이인영 후보자에게 "주체사상 신봉자 아니었느냐"고 물으면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 이인영 후보자 인사청문회 내용을 고 반장 발제에서 자세히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젊은 시절부터 품어온 평화 통일을 향한 소망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 왔던 지난날의 행적을 돌아보았습니다. 열정과 경험으로 더욱 분명해진 역사적 책임감에 기초해서 어렵게 시작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과정이 다시 제 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입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는데요. 오전 질의에선 북핵 문제와 남북 교류 협력 부분 등에 대한 문답이 오갔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의원 : 남북 간의 신뢰 회복과 축적을 위해서 하시고 싶은 일,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작은 것부터 해서 큰 것으로 발전시키는 이런 방법도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정진석/미래통합당 의원 : 북핵 폐기와 북핵 비핵화의 창의적 해법은 없는 겁니까. 그런 것을 오히려 남북교류 강화의 창의적 해법보다 먼저 얘기해야 옳지 않습니까.]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남북 간에는 예를 들면 인도적 교류 협력 등의 과정을 거쳐서 좀 더 신뢰를 확보하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떤가, 이게 제 생각이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동시에 야당에서는 이른바 사상 검증에 가까운 질의도 많았습니다. 박진 의원은 주한미군과 이승만 정부에 대한 성격을 묻는가 하면,

[박진/미래통합당 의원 : 주한미군은 점령군입니까?]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주한미군은 평화관리 군으로서의 성격과 그다음에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 속에서, 휴전 상태 속에서 주둔군으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다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박진/미래통합당 의원 : 이승만 정권은 괴뢰 정권입니까?]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평가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진/미래통합당 의원 : 괴뢰정권입니까? 아닙니까?]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괴뢰정권이라고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우리의 국부다, 이렇게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저는 사실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전직 영국 주재 북한공사 출신인 태영호 통합당 의원이 어떤 내용의 질의를 할 것인가 질의 전부터 관심을 끌었는데요. 태영호 의원은 사상 검증에 집중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심지어 이인영 후보자에게 "북한 주체사상의 신봉자 아니었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태영호/미래통합당 의원 : 언제 어디서 또 어떻게 사상 전향을 했는가 이걸 제가 찾지를 못했어요.]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이른바 전향이라는 것은 태 의원님처럼 북에서 남으로 오신 분에게 전형적으로 해당하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의원님께서 저에게 사상 전향 여부를 다시 물어보시는 것은 아직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태영호/미래통합당 의원 : 국민들 앞에 솔직히 '나는 이제 주체사상 버렸다' 이게 뭐 그렇게 힘든 말입니까?]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그 당시에도 주체사상 신봉자는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태영호/미래통합당 의원 : 그말이 그렇게 힘드십니까?]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사상검증과 사상 전향을 강요하시는 것은 굉장히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인영 후보자뿐만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반발했습니다. 김영호 의원은 "태영호 의원의 질의는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대한민국 출신의 4선 국회의원, 그것도 통일부 장관 후보에게 어떻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 전향했느냐 굉장히 이건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인영 후보자와 같이 독재 시절에 수많은 청년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겁니다. 그렇게 함부로 폄하할 대상이 아니고요. 천박한 사상검증의 대상도 아닙니다. 대단히 유감입니다.]

태영호 의원 질의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야당 의원들도 반박에 나섰습니다. 김석기 의원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질의였다"고 말했습니다.

[김석기/미래통합당 의원 : 과거에 후보자가 김일성 주체사상파인 전대협 의장을 하셨지 않습니까. 그건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압니다. 근데 거기에 대해서 지금도 주체사상을 그대로 신봉하고 있느냐, 이렇게 사상에 대해서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특히 같은 국회의원이 발언하는 내용에 대해서 발언이 그건 부적절하다, 이렇게 따지는 것은 저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청문회 전부터 야당이 거듭 의혹을 제기했던 이인영 후보자 자녀의 병역 면제 문제와 유학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문답이 오갔는데요. 특히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야당 의원들과 후보자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김기현/미래통합당 의원 : 병무청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병무청의 답변이 개인 정보인데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제출할 수 없다는 것이 거듭된 답변입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그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병무청에서 촬영한 CT 자료, 그것은 저는 뭐 제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기현/미래통합당 의원 : 왜 그것도 아직 제출하지 않느냐고요. 그런데.]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 : 아니 원하시면 제출한다, 이 말씀을…]

[김기현/미래통합당 의원 : 원하는 게 아니라 벌써 요청을 했는데. (아니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병무청에서…) 통째로 아무것도 안 내겠다고 지금 답변이 와 있는 겁니다. 그래놓고 지금 와서 그걸 일부 모든 걸 다 뭐 안 내는 것처럼 이렇게 말씀하시니.]

[이인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 모든 걸 다 안 내지도 않았고 그래서 병무청에서 밟았던 절차에 따라서 병무청이 판단한 결과 이거는 제가 분명히 제출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인영 후보자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당연히 북한 문제에 있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요. 전임 통일부 장관들의 인사청문위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20대 국회 당시 이인영 후보자의 국회 외통위 발언을 들어보면 대북 관계에 대한 후보자의 생각과 입장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외통위 전체회의 때 발언입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 2016년 9월 9일) : 어떤 의미에서는 정부가 그동안 제재와 압박 일변도의 이런 정책, 거기에 그렇게 안주해서 관성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렇게 보여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계속 상응하는 수준으로 대응을 높여 왔잖아요. 그런데 그런 과정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이라든가 미사일의 발사 이런 것들을 지금 막아 내고 있지 못한 거잖아요. 적어도 이 시점쯤에서는 이런 적대적 공존 비슷한 국면의 고리들 이것을 끊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군사적 대응을 높이는 수준의 대책이 아닌 뭔가 획기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죠. 그리고 1년 뒤 2017년 문재인 정부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이인영 후보자는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 2017년 6월 29일) : 제재와 압박 이것만이 유일하게 우리가 동원 가능한 수단이 아니라 지금 북의 핵미사일 개발 과정을 여기서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 이것들도 분명한 우리의 동원 가능한 수단으로 채택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 대해서 동의하시는 것이지요?]

이인영 후보자는 오늘 청문회에서도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지고 새롭게 접근해 주도적으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인사청문회 이야기는 들어가서 좀 더 해보죠.

일단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이인영 "미래지향적 평화통일 담론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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