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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저가담배' 카드에 민심 부글…스텝 꼬인 당정

입력 2015-02-23 19:27 수정 2015-02-2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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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여당 40초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저가 담배 당장 추진 안 해"

저가담배 얘기를 꺼냈다가 역풍을 맞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당장 추진할 계획은 아니라며 한 발 뺐습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일관성 없는 대응으로 국민 불신만 키웠다는 비판이 빗발쳤습니다.

▶ TK에서도 냉랭한 설 민심

설을 맞아 지역을 다녀온 새누리당 의원들이 냉랭한 민심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에서조차 "그동안 해준 게 뭐가 있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 "개혁 못 하면 돌아올 생각 말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장관으로 간 현역 의원들에게 개혁에 성공하지 못하면 당에 돌아올 생각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내년 총선에 공천권을 가진 당 대표의 말이니 단순한 엄포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앵커]

설 연휴가 이번엔 좀 길었습니다. 전국에서 가족들이 다 모였는데, 온통 저가담배 얘기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정부가 국민건강을 이유로 담뱃값을 인상한 게 두 달도 채 안 됐는데, 여당 원내대표 입에서 사실상 정부 대책을 뒤집는 이야기가 나온 것 아니냐…논란이 커지자 유승민 원내대표가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진화에 나섰는데요, 말실수인지 여론이 나빠서 입장을 바꾼 것인지, 이런 문제 등등에 대해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저가 담배를 고민해보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내뱉은 이 말 한마디로 연휴 기간 내내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담뱃값 인상은 정부가 적잖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민 건강을 이유로 밀어붙인 사안입니다.

지난해 9월이죠. 정부가 '금연 종합대책'의 하나로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합니다.

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까지 거친 뒤에 내놓게 됩니다. 이미 당정간 합의가 된 사안이었던 거죠.

국민 건강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정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꼼수 증세'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그때마다 정부는 극구 부인했습니다.

[문형표/복지부 장관(지난해 9월 11일) : 담배로 인한 국민건강의 심각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이번 담뱃값 인상과 함께 비가격 정책을 통한 담배규제도 OECD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안종범/청와대 경제수석(지난해 10월 1일) : 담뱃값 인상은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흡연으로 인해 생기는 국민의 건강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늦었지만 하고자 하는 주요정책 중 하나입니다. 서민증세와 전혀 다른 목적입니다.]

이런 말을 앞세워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밀어붙인지 채 두 달도 안 돼 여당에서 저가 담배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인 전병헌 의원까지 가세했습니다.

전병헌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 발언이 나온 다음 날 보도자료를 내고 "저소득층을 위한 봉초담배 등 저가담배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당 원내지도부는 물론, 야당 일각에서까지 저가 담배 도입론에 불을 지피자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습니다.

인터넷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애초에 국민 건강 지키겠다는 약속은 없었던 것이냐" "노인용 저가 담배를 만든다면 노년층은 건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는 글에서부터 "저소득, 노년층을 위한 저가 소주·맥주·양주는 안 만드느냐"는 비아냥까지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오늘 자 조간신문들도 정부 여당의 말 뒤집기를 비판하는 논설을 줄줄이 지면에 실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일 뿐 당장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물러섰습니다.

새정치연합에선 우윤근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병헌 의원의 주장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우윤근/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어제) : 저희 당에서도 모 최고위원께서 법안을 냈지만 당이나 원내에서 검토한 바는 아니고요. 그 문제는 신중하게 저희들이 앞으로 검토할 생각입니다.]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근본적으로 들어가 보면 이번 일은 정부의 무리한 세수 확보가 가져온 상황이란 지적입니다.

정부가 사실상 세수를 늘리기 위해 담뱃값을 올렸고,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이 저가담배 카드를 내밀었다는 거죠.

그래서 오늘 기사 제목은요. <설 연휴="" 저가담배="" 논란…스텝="" 꼬인="" 당정="">으로 하겠습니다.

Q. "담뱃값 인상 문제 가장 많이 언급"

Q. '담뱃값 인상' 놓고 노년층 반발

Q. 국민 건강이라더니… 증세 때문?

Q. 유승민 "당장 추진 계획 없다"

Q. 여당 내에서도 비판 잇따라

Q. ①세금은 그대로…담배 원가 낮추자?

Q. ②저소득층·노년층에 지원금 지급?

Q. 전병헌 "봉초담배에 세금 감면"

Q. 필터 없는 봉초담배, 건강 위협

Q. 우윤근 "저가 담배는 포퓰리즘"

Q. 국회, 흡연 경고 그림 도입 논의 예정

Q. 흡연 경고 그림, 63개국서 '효과'

[앵커]

정부가 담뱃값을 인상하며 내건 명분은 국민 건강 차원이라는 겁니다. '세수를 증대시키기 위해 담뱃값 올리겠다' 이렇게 얘기한 적 없습니다. 그럼 국민 건강이 왜 이제서야 문제되느냐…물론 담배가 옛날엔 좋았고 지금은 안 좋은 건 아닙니다. 옛날에도 나빴고 지금도 나쁜 거지만. 특히 지금 안 좋은 건 의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동안 평균연령이 낮을 때는 심장, 혈관, 뇌졸중 등이 문제돼 사망했지만, 평균 연령이 80세 이상으로 높아진 경우에는 폐기능이 제일 문제된다는 것 아닙니까? 폐기능이 떨어질 경우에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만성적이게 되고, 뇌로 공급되는 산소가 부족해지면 치매라든지 이런 걸로 연결되고, 그러니까 80대 이상 사는 사람들에게는 폐 기능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 노인이라도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한다, 그러니 담뱃값 올려야 한다… 이런 논리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선 그 정책을 지속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가 담배 이야기를 한다는 건 사실 모순이고, 세수 증대하기 위해 담뱃값 올린 게 아니냐는 주장에 다시 설득력을 주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현재 새누리당 지도부 역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아이디어 차원의 저가담배 이야기라도 그런 고민의 연장 선상에서 나왔을 텐데, 오늘 여당 기사는 일단 <저가담배 논란…스텝="" 꼬인="" 당정=""> 이렇게 잡고 앞으로 세수 확보하기 위한 정부,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걱정해야 하는 당의 파열음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에 주목해서 기사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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