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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개발 계획에…세입자 "우린 여기가 생활터전인데"

입력 2021-01-21 21:13 수정 2021-01-21 22:08

공인중개사에 문의 빗발…'묻지마 투기' 조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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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에 문의 빗발…'묻지마 투기' 조짐도

[앵커]

정부가 설 전에 내놓기로 한 주택공급 대책의 핵심은 '역세권 고밀개발'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현장을 돌며 주민들의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땅 주인들은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단 입장이지만, 소상공인을 비롯한 세입자들은 '날벼락'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묻지마 투기' 조짐도 벌써 보입니다.

정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공업사 10여 개가 모여 있는 서울 문래동의 한 공업지역입니다.

주변은 아파트와 사무실이지만, 이곳은 지은 지 40년이 넘은 1~2층짜리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이처럼 낡은 역세권의 땅주인들이 임대주택을 많이 지으면 용적률을 높여줄 방침입니다.

그런데 정부의 이런 계획에 세입자를 위한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자 이곳에서 오랜 세월 일을 해온 사람들은 거세게 반발합니다.

[공업사 사장/서울 문래동 : 여기에 아파트 짓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는 여기에서 밥을 벌어먹고 살아야 될 거 아니에요. 생활터전인데 여기가.]

또 다른 준공업지역인 서울 구로동의 기계공구상가 상인들도 반응이 비슷합니다.

[기계공구상가 상인/서울 구로동 : 훨씬 안 좋아지죠. 여기서 거리가 멀어지면 예를 들어 한 달에 (비용이) 1000만원 했다면 그쪽(경기도)으로 가면 비용 따져서 1500에서 그 이상 나온다는 이야긴데.]

일각에선 '제2의 청계천 상인'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2003년 서울시 주도의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터전을 잃은 공구상가 상인들 얘기입니다.

땅주인들이 고밀개발에 나설지도 미지수입니다.

[기계공구상가 관리인/서울 구로동 : 가격이 상가 하나만 해도 10억이 넘어가는데 누가 그렇게 하려고 하겠어요. 주인들이 안 할 거예요, 월세 받는 게 낫지…]

아직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도 않았지만 역세권엔 투기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서울 문래동 : 전화는 엄청나게 많이 와요. 개발이 어떻게 되냐. 10통 이상은 왔어요. 지금도 투자하겠다고 계속 전화는 오는데 물건이 없어요.]

이러자 나중에 더 비싸게 내놓을 생각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땅주인도 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서울 망우동 : 돈이 필요해서 팔려고 내놨던 사람도 일부러 한두 달 보류하겠다고 하죠. 금액을 더 올려서 받으려고 줄다리기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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