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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빙하도 움직인다는데…

입력 2016-10-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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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오늘(19일) 앵커브리핑은 JTBC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학생의 글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젊은 학생들은 지금의 이 사회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 일단을 시청자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1년에 40m에서 200m. 계곡을 채우면서 천천히 흐르는 곡빙하의 속도입니다. 우리 눈에는 그 움직임이 보이지 않지만 사실 빙하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것은 우리들의 작은 소망… 즉, 아주 느리지만 끈질기게 한 걸음씩 내디뎌서 언젠가는 달라지고 나아지리라는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소망에 잇닿아 있기도 하고 때로는 '역사는 진보한다'는 거창한 담론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빙하는 움직인다"

전 외교부 장관이 썼다는 책의 제목은 아마도 그래서였을 겁니다. 외교도, 남북관계도 요지부동인 것 같지만…그 움직임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그러나 그런 희망이나 믿음과는 상관없이 그가 얘기한 빙하는 오늘의 정치권을 차갑게 덮은 채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내통', '반역', '종북'

익히 봐왔던 말 화살들은 어지럽게 날아다니고 논란의 당사자는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이 늘 종북타령' 이라는 또 다른 말 화살을 날리는 사이…

남과 북. 조금씩 녹아가며 움직여야 할 그 빙하는 오히려 더 두텁고 견고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여기…또 다른 움직이지 않는 빙하들이 있습니다.

30여 년 전, '날 일'자에 '바다 해'자…누군가의 아호를 따왔다는 논란의 그 재단을 떠올리게 하는…지금도 화수분처럼 의혹을 쏟아내고 있는 재단들.

'아부지 뭐하시노'를 묻고 '마음을 담았다는 봉투' 하나에 태도가 달라지던 교육자들과 여전히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지금의 몇몇 교수들.

또, 있는 사람들에겐 너그럽지만 없는 자들에게는 엄혹한 정의의 칼과 애꿎은 서민만 잡고 있다는 엉뚱한 부동산 대책까지.

당장은 알 수 없어도 결국엔 조금씩이라도 변화가 있으리라는 우리들의 믿음을 얼어붙게 하는 움직이지 않는 이런 빙하들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빙하보다도 느리게 움직이는 것인지…혹은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움직였으나… 어느 사이 원래 그 자리로 되돌아가버린 것인지 궁금해지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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