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북한이 회담을 또 거부하면서 우리 입주 기업들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개성에 두고 온 완제품 대부분이 여름용이라 지금 가져오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박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 개성공단에서 의류를 생산하는 한 기업. 이 회사 박윤규 대표는 날씨가 더워질수록 북에서 만들어놓은 여름옷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박윤규/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 지금 매장에 걸려 있어야 소비자들이 선택을 해서 여름에 입는데…가을에 내려오면 여름 제품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나마 간신히 가져온 옷들도 생산설비가 북에 있다 보니 재수선할 수 없어 그대로 쌓여만 있습니다.
[박윤규/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 이것도 19만9천원이잖아요. 가격대가…이거 다 물어줘야 되는 거예요.]
당장 여름옷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북에 쌓아놓은 옷감도 빨리 가져오지 못하면 쓸모가 없어집니다.
[박윤규/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 원단은 금년에 이 신소재로 쓰는데, 내년에는 다르니까, 같은 소재로는 소비자가 안 사 입잖아요.]
제품이 내려오지 못해 일감이 떨어진 공장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박윤규/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 원래는 20명 정도가 근무를 했던 자리입니다.]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가운데 절반을 넘는 72곳이 이러한 섬유, 의류업종 기업이라는 겁니다.
초조한 기업 대표들은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다시 한 번 방북을 추진중입니다.
[한재권/개성공단 입주기업 협회장 : 개성공단 제품과 시설이 더이상 방치되면 기업들의 회생이 불가능하므로 우리 자산을 점검하기 위해…]
개성공단 차단 44일째.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