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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경제' 43번 언급…"'한국판 뉴딜' 적극 추진"

입력 2020-10-28 17:56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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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556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국회 시정연설을 오늘(28일) 했습니다. '위기에 강한 나라'를 주제로, 코로나 방역과 경제 회복,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내용입니다. 여야 반응은 엇갈렸는데요. 특히 청와대 경호처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몸수색 논란까지 빚어지면서, 본회의장에서 고성과 야유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다섯 번째 시정연설을 가졌습니다. 556조 원에 달하는 내년도 나라 살림 계획을 설명하고, 국회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는데요. 예산안 연설의 특징답게, 방점은 경제에 찍혔습니다.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 근대 이후, 감염병 때문에 전 세계가 경제 위기에 직면한 것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일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그런 가운데서도, '위기에 강한 나라'임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세계에서 가장 선방하는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전 세계의 모범국가로, 특히 경제에서는 '기적 같은 선방'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 경제를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올려놓기 위해 본격적인 경제 활력 조치를 가동할 때라고 했는데요.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 정부가 제출하는 2021년 예산안은 '위기의 시대를 넘어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예산입니다. 또한,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대전환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을 본격 추진하는 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30분 정도 되는 연설 동안 경제를 총 43번, 그러니까 1분에 1번 이상 언급했습니다. 두 번째는 위기(28번), 그다음이 코로나(25번), 방역(23번), 일자리(11번) 등입니다. 이 단어들을 한 문장으로 만들어보면 "'코로나'로 인한 '위기'를 철저한 '방역'으로 극복하고, '일자리'를 지키며, '경제' 회복을 이뤄내겠다" 오늘 연설의 핵심 주제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비중이 크게 줄어든 단어도 있습니다. 지난해 27번이나 언급됐던 '공정'은 올해는 단 두 번 등장했습니다. '검찰' 역시 지난해엔 10번, 올해는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고요. 공수처도 4번에서 딱 1번으로 줄었습니다.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지난해 10월 22일) :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 법안' 등 검찰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검찰 내부의 비리에 대해 지난날처럼 검찰이 스스로 엄정한 문책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 경찰법과 국정원법 등 권력기관 개혁 법안도 입법으로 결실을 맺어주시길 바랍니다. 성역 없는 수사와 권력기관 개혁이란 국민의 여망이 담긴 공수처의 출범 지연도 이제 끝내주시기 바랍니다.]

평화는 조금 다른 맥락으로 사용됐습니다. 지난해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우리 경제는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될 것입니다." 남북 경협에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는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이 벌어진 만큼, "최근 서해에서의 우리 국민 사망으로 국민들의 걱정이 크실 것입니다. 평화체제의 절실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신중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오늘 본회의장 풍경은 아주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174석의 '거여' 민주당에선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지만 국민의힘 측에선 단 한 차례도 박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문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 로텐더홀에서부터 "특검법 당장 수용하라! 특검으로 진실규명 대통령은 수용하라! 국민의 요구 특검법 당장 수용하라!" 라임-옵티머스 특검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본회의장에선 '이게 나라냐', '나라가 왜이래'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항의했습니다. 연설 시작 직전, 이런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야당 원내대표가 그 정도 밖에 안 됩니까!]

계속되는 국민의힘의 항의

[박병석/국회의장 : 의장은 사실 확인을 한 후에…사실을, 진상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본회의장 입장

기립박수 치는 여당 의원들 그리고 서서 바라만 보는 주호영 원내대표

항의가 이어지자 기다리는 문 대통령


[박병석/국회의장 :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을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야당도 예의를 갖춰서 경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께서 연설해 주시죠.]

연설 도중도 아니고, 시작도 하기 전부터 이런 소란이 빚어진 건데요. 본회의 시작 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사전환담이 발단이 됐습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모두 참석하는 자리였는데,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의장실에 들어서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막아선 뒤, 몸수색을 시도한 겁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야당 원내대표다,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검색을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뭐가 있냐길래 휴대폰만 있다. 이랬더니 몸을 바로 검색을 하는 겁니다. 앞뒤로 이렇게 검색을 합니다. 그래서 나는 수색 당하고는 들어갈 수 없다. 그러고 돌아 나왔습니다. 우선 대통령 간담회장에 들어간 모든 사람을 이렇게 수색을 한 것인지, 그다음에 여당 원내대표도 수색한 것인지. 책임 있게 답변을 해야 될 것입니다.]

일단 사실관계를 좀 따져봐야 하는데요. 청와대 경호처가 주 원내대표에게 몸 수색을 시도한 건 맞습니다. 그럼 몸 수색이 통상적인 절차냐를 살펴봐야 하는데, 저도 국회를 몇 년 출입했지만, 여야 지도부를 상대로 한 몸수색은 본 적이 없습니다. 청와대 경호처는 현장 직원의 실수를 시인하며, 주 원내대표에게 직접 사과를 했는데요. 다만, 국민의힘은 "경호처 직원이 주 원내대표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설득력이 없다고 반발합니다. 현장 CCTV 화면을 통해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등도 수색을 받았는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형두/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청와대 경호팀은 벌써 며칠 전부터 누가 여기 와서 누가 참석하는지,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 다 파악하고 있습니다. 저는 청와대 프로토콜상, 청와대 의전상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의도된 도발이다,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정진석/국민의힘 의원 : 대통령이 국회에 올 때 의장하고 각 당 대표들하고 간단히 티타임을 가져요. 그때 수색을 하고 제지한 전례가 없어요. 전두환 대통령 때도 이렇게 안 했어요.]

본회의가 끝난 뒤, 박병석 국회의장이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서 위로를 전했습니다. 박 의장은 "청와대 경호처가 한 일이지만, 국회 안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묻겠다고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요청했다"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경호처의 공식 입장도 나왔는데요. "정당 원내대표는 원칙상 검색 면제 대상이 아니지만, 경호 환경에 따라서는 관례상 검색 면제를 실시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오늘 현장에선, 주호영 원내대표가 나머지 인사들이 모두 입장을 완료한 뒤 홀로 도착했고, 이에 지침에 따라 스캐너로 상의 검색을 했다"는 건데요. 이에 경호처장은 "현장 경호 검색요원이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유감을 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내년,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 이룰 것"…여 '기립박수' 야 '이게 나라냐'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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