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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도 "진실한 사람만"…당시 정치권 어땠길래

입력 2017-11-01 23:08 수정 2017-11-20 23:11

진박 절실했던 바로 그 시기
당시 청와대, '친박계' 늘리기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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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절실했던 바로 그 시기
당시 청와대, '친박계' 늘리기에 총력

[앵커]

작년에 4·13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국정원 돈 5억 원을 끌어다가 여론조사를 했다, 그것도 특정 후보를 몰아주기 위한 편향 여론조사였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정치권이 어떤 상황이었기에 청와대가 저렇게까지 한 것인지 정치부 이희정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여론조사 시기부터 살펴볼까요. 총선 공천 직전이었던 거죠.

[기자]

네, 비밀 여론조사는 총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1월과 2월에 진행됐습니다. 당시는 새누리당의 공천 제도가 확정되고 나서, 이른바 진박 공천으로 당내가 굉장히 시끄러웠던 시기입니다. 국민의 여론도 그만큼 좋지 않았을 때 입니다.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이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진박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도와 당내 계파갈등에 불을 지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한 후보의 개소식에 가서 한 이야기 들어보시죠.

[최경환/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6년 2월 개소식) : 믿었던 사람이 좀 덜 도와주면 더 섭섭합니다. 대구 사람들이 좀 덜 도와주면 대통령 입장에서 더 서운하다니깐요.]

[앵커]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병아리 감별도 아니고…진박을 감별하느냐란 얘기도 나왔었고. 아까 말한 두 사람 외에 또 다른 이른바 진박 감별사를 자처한 의원은 바로 이 자리에 나와서 '의리가 헌법에 앞선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한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친박계가 올인했던 시기였던 거군요. 최경환 의원이 거론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시 논란이 될 말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선거를 5개월 앞두고 국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한 발언인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5년 11월 국무회의) :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주시고 앞으로 그렇게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때부터 그러니까 진박, '진실한 박근혜'계라는 말이 생겨났고. 소위 진박 후보론이 집중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사실은 너무 무리하게 드라이브하다 보니까 민심이 떠났고 그래서 총선에 패배한 것이다… 이게 많은 사람들이 분석입니다. 대통령 발언이 새누리당 내에서도 논란이 컸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수사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은 아예 청와대가 진박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서 여론조사를 돌렸다는 거군요?

[기자]

네, 당시 청와대 입장에선 대통령이 임기 말로 접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우군이 될만한 친박계 의원들이 절실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통령과 또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결국 친박 의원 늘리기가 최대 과제였던 겁니다.

특히 TK지역에서 새누리당 공천은 곧 당선이기 때문에 친박 공천에 더 물불 가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질의응답을 하면서 결국 진박의 이름이 나오게 하는 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여론조사 자체도 불법 논란이 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박 전 대통령도 당시 여론조사 결과도 봤을까요?

[기자]

네, 청와대 여론조사와 분석 업무 작업은 당시 정무수석실이 주로 맡았는데, 대통령에게 보고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당시 정무수석은 지금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있는 현기환 전 수석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미 지난해부터 청와대 공천 개입설이 있었지요?

[기자]

네, 지난해 7월에 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붉어진 일인데요. 현기환 전 수석이 총선을 앞둔 1월에 한 예비후보에게 지역구를 바꾸라고 압력을 행사하는 녹취가 공개됐습니다.

당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친박계 큰 형님인 서청원 의원이 나가야 하니 포기하라는 취지로 얘기한 겁니다. 그리고 이게 대통령의 뜻이다라는 취지로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당시 녹취를 직접 들었던 김성회 전 의원 측의 관계자 녹취를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성회 전 의원 측 관계자 : 현기환 전 수석 거기(녹취)에 그런 게 나와요. 서청원이하고 붙지 않는다 그러고 (난방공사 사장) 사표를 수리했는데 서청원 의원이 막 난리 치니까 '너 왜 나하고 약속한 것 안 지키느냐' 이런 거죠.]

그때 청와대는 현 전 수석의 개인 행위로 선을 긋고,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은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이외에도 현기환 수석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비밀리에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청와대가 결국 공천개입의 '몸통'이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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