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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근처에 있지만…주변 논·밭 가뭄 피해 여전

입력 2015-06-18 09:38 수정 2015-06-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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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대강 사업 얘기를 또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물관리를 위한 사업이었고 가뭄 해결 방안도 포함돼 있었는데 4대강 보가 설치된 경기도 여주에서도 가뭄 피해는 여전합니다.

물이 가까이 있는데도 사용할 수 없는 농민들의 답답한 심정, 먼저 안지현 기자가 밀착카메라로 담았습니다.


[기자]

경기도 여주에는 전에 없던 가뭄이 들었습니다.

여기는 옥천저수지입니다. 올 봄까지만 해도 이 일대가 물로 가득찼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가뭄이 지속되면서 바닥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임종회 이장/경기 여주 옥촌1리 : 이 물이 바닥이 나면 우리 동네 관정 저거 하나도 안 나옵니다. 식수까지요. 저수지가 이렇게 바닥이 드러나기는 또 처음이에요.]

[지자체 관계자 : 담수율이 거의 50%대는 유지되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거의 5%, 10% 미만이기 때문에 심각한 거예요.]

주변 밭작물은 누렇게 말라가고 있습니다.

주변 밭의 마늘은 잎사귀가 모두 말라버렸습니다. 양파의 경우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말라 죽어버렸습니다.

7km 남짓 떨어진 이포보의 물은 애당초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지대가 높은 이곳은 4대강 사업 이후에도 저수지의 물이 유일합니다.

인근 마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곳은 급한대로 지하수를 끌어다 쓰고 있는데요. 논에는 물이 가득 차 있지만 자세히 보시면 논 바닥이 갈라져있습니다.

논 바닥이 갈라지자 급하게 물을 댔지만 회복되지 못한 겁니다.

마시는 물을 끌어다가 작물에 주기도 합니다.

[전광열/농민 : 칠십 평생에 이렇게 가문 건 처음이에요. 집에서 식수 받아가지고, 그 물로 물을 주는 거죠.]

지하수인 관정이 마르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수자원공사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했습니다.

이포보 물을 실어다가, 저수지에 붓는 겁니다.

이날만 15톤의 물을 실은 차량 4대가 연달아 물을 부었지만 여전히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 상태입니다.

보를 가까이에 두고도 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충남 백제보 인근 농가입니다.

백제보 인근 위치한 인양리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이처럼 모를 심었다고 하는데, 가뭄이 길어지면서 흙은 바짝 말랐고 올해는 모 심기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보에서는 2km 남짓 떨어져 있지만, 물을 대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영운/농민 : 전기로 (물을) 끌어올려야 해요. 오죽하면 그래도 작물이라도, 깨라도 심으려면 여기 물을 가둬두고 퍼다 주려고 하는 거예요, 이게.]

4대강 사업 당시, 본류에서 먼 곳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둑 높이기 사업인데 복심저수지는 이후 230만 톤가량 물이 더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이 물을 사용하는 논은 사업 이전과 다를 게 없습니다.

[성종경/한국농어촌공사 부여지사 차장 :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양은 농지가 똑같기 때문에 늘어나지는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전부터 물을 공급받기 어려웠던 논의 수로는 여전히 물 한방울 없이 바짝 말라있습니다.

물을 가까이 두고도 사용할 수 없는 천수답의 농민들은 실망만 거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근 농민 : (4대강 사업할 때) 기대는 사실 컸죠. 이 물 부족 해결을 한다고 해서요. 옆에 먹을 건 있는데 먹지를 못하니깐 안타깝지요.]

이처럼 가뭄이 전국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지만, 농민들은 여전히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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