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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직접 낸 '범행 블랙박스'…석 달 뭉갠 공군

입력 2021-06-02 20:08 수정 2021-06-04 16:57

'공군 중사 성추행' 가해자 상관 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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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중사 성추행' 가해자 상관 구속영장

[앵커]

숨진 공군 이모 중사의 성추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군검찰이 상관인 가해자에 대해 오늘(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군은 이미 석 달 전에 범행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를 확보했습니다. 블랙박스 역시 피해자인 이모 중사가 직접 구했다고 합니다. 이것만 봐도 군이 그동안 어떻게 이 사건을 덮어 왔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김민관 기자입니다.

[기자]

군 검찰이 성추행 사건을 접수한 지 하루 만에 피의자인 장모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영장 청구가 신속히 이뤄진 건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블랙박스가 확보돼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 이모 중사 아버지 : (성추행 상황이) 블랙박스에 녹음됩니다. (가해자가) 이름 부르면서 괜찮니? 왜 술 취했어? 교묘하게 앞사람 들리게 말을 하면서 그사이 더욱더 강하게 성폭력, 강제추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앞서 수사한 공군 수사당국은 이 블랙박스를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3월 초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자인 이모 중사가 직접 구해 제출한 겁니다.

공군 수사당국은 사건의 스모킹 건인 핵심 증거를 확보해놓고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가 청원 휴가와 심리치료 등으로 조사에 임하지 못하게 되자, 피의자에 대한 수사마저 게을리한 겁니다.

'군인 신분이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도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군 법무관인 국선변호인도 전화를 걸 때마다 사건 자체를 회피하면서 이 중사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 이모 중사 아버지 : 어떤 조치를 했습니까? 네? 제가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반문하는 거예요.]

그 사이 이 중사는 장 중사로부터 '내가 먼저 죽어버리겠다'는 협박을 당하고,

직속 상관들로부터 수 차례 회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자의 압박감이 하루 하루 커질 수 있었던 정황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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