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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해외출장서 '아들 골프대회'…17살에 '이스타 오너' 된 아들

입력 2020-07-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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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타항공 노조가 오늘(29일)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박이삼/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 : 이스타항공에 손해를 끼치며 파산으로 내몬 본질적 주범이라 생각합니다.]

이스타는 파산 직전에, 그리고 직원 1600명은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JTBC는 오늘 이 의원을 둘러싼 또 다른 의혹을 보도합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던 지난해 9월, 공적인 해외 출장을 가서 아들의 골프 대회에 간 걸로 드러났습니다. 취재진이 그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이스타 직원들이 의전에 동원됐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먼저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아마추어골프대회 영상입니다.

이상직 의원의 아들 이원준 씨가 등장합니다.

당시 중진공 이사장이었던 이 의원이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이상직 의원 아들 동료 골프코치 : (이원준 선수 아버님이 이상직 현재 의원이시잖아요?) 네, 맞습니다. (의원님도 그때 오신 거죠?) 네, 맞아요. 네, 오셨어요.]

중국 벤처기업과 협력 체계를 만든다며 상하이로 떠난 이 의원이 엉뚱하게 아들 골프대회 현장에 나타난 겁니다.

이스타항공 직원까지 동원됐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상직 의원 아들 골프코치 : 이사장님만 계신 건 아니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또 있었던 건가요?) 이스타항공 직원들도 있었고 다 있었죠.]

이 대회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이메일에서 "이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중진공의 출장계획표를 살펴봤습니다.

영상 속 연습 라운딩이 있었던 24일부터 공식 일정은 하루에 한두 건입니다.

본대회가 진행된 날짜엔 '전일 산업동향 파악 및 유통시장 조사'로 적혀 있습니다.

[이상직 의원 아들 동료 골프코치 : (연습 라운딩 때만 오셨던 거예요, 그러면 그분(이상직 의원)은?) 아니요. 끝날 때까지 계셨어요. (그럼 29일까지도 계속 계셨던 거예요?) 네, 저랑 같이 비행기 타고 한국 같이 왔거든요.]

중소기업을 지원하려고 국민 세금을 들여 간 해외 출장에서 조직의 장이 상당 기간 아들의 골프 대회 현장에 함께한 겁니다.

JTBC는 여러 차례 해명을 요구했으나 이 의원은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의원 측근은 "주말에 잠깐 갔을 수는 있지만 평일에는 절대 골프장을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동행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전직 이스타항공 핵심 관계자는 취재진에 "회사 직원이 현지에서 의전하느라 고생했다"고 전했습니다.

■ 미국 유학 17세 아들은 어떻게 항공사 오너가 됐나

[앵커]

방금 보도에 나온 이 의원의 아들은 이스타의 최대주주입니다. 당시 10대에, 미국 유학생 신분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자격을 얻었는지를 놓고도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항공업의 경우 대주주의 자격을 꼼꼼하게 따져온 걸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JTBC가 국토부에 정보 공개 청구를 해서 받은 자료를 보니 사실 심사라는 게 그렇게 까다롭지가 않았습니다.

전다빈 기자입니다.

[기자]

이 의원 아들 이원준 씨는 2015년 딸 이수지 씨와 자본금 3천만 원짜리 페이퍼컴퍼니를 만듭니다.

그리고 한 달여 만에 100억 원 이상을 확보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합니다.

당시 미국 학교에 재학 중이던 이씨의 나이는 17살이었습니다.

딸 이수지 씨는 지주사의 대표이사와 함께 이스타항공 상무를 맡은 바 있어 검찰 고발 대상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주사 지분 66.7%를 보유한 오너 이원준 씨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항공사 최대 주주가 되려면 국토교통부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취재진은 5월 말 정보공개 청구를 했습니다.

답변 기한을 두 차례나 연장한 국토부는 이달 2일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심사 기준만 나열돼 있는 이 자료엔 구체적으로 최대 주주를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전혀 담겨 있지 않습니다.

국토부는 법대로 했다는 입장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항공 주권 수호 차원에서 외인 지분이냐 아니냐. 이 정도죠. (대주주 신상, 자본 출처 등은) 관여할 부분이 아니죠.]

대한항공 등에서 '오너리스크'가 논란이 되면서 대주주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정치권에서 목소리를 높였지만 바뀐 건 없었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실련 정책위원장) : 대주주 자격 요건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되네요. 항공도 기간산업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고. 규제에 들어갈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상직 의원은 여전히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습니다.

[이상직/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스타홀딩스 차입금 관련해서 100억원대를 딸, 아들이…)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 했다고 회사에서 보고한 거로 알고 있고요. 나중에 말할게요.]

(화면출처 : 유튜브)
(VJ : 박상현·김정용 / 영상디자인 : 조성혜·황수비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오윤서·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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