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협박·소동에 눈물…'소녀상'과 함께한 5일, 무슨 일이

입력 2019-08-05 21:35 수정 2019-08-05 22:3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저희 JTBC는 소녀상이 언론에 공개된 첫날부터 또 전시장이 가림막으로 가려지기까지 닷새 동안 현장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그동안에 다 담지 못했던 뒷얘기들이 좀 많이 있습니다.

나고야 현지에서 취재한 기자는 김나한 기자입니다. 옆에 나와 있습니다. 전시를 중지한 이유가 시민들의 반발, 테러 위협. 시민이라고 다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니겠죠. 정말 분위기가 그렇게 험악했습니까?

[기자]

사실 전시관 안 분위기는 좀 평온한 편이었습니다.

다만 이제 주최 측은 "왜 이런 전시를 하냐" 하면서 개막 후 한 이틀간 전화나 메일이 한 1000통 가까이 왔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많이 오기는 했네요.

[기자]

그것은 보도해 드린 만큼 휘발유 테러 위협도 있고 하니까 다른 관람객들의 안전을 생각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이런 입장입니다.

[앵커]

만에 하나의 경우를 염두에 둔다라는 것은 이해는 하겠는데 그런데 예를 들면 극우세력이 직접 전시장을 찾아와서 소동을 피운다든가 하는 장면도 있었습니까?

[기자]

이른바 극우세력이 몇몇 전시장으로 들어오기는 했습니다.

이분들이 일장기가 붙은 확성기나 이런 걸 들고 다니고 그러기 때문에 쉽게 눈에 띄는 편인데 일본의 보통 관람객들도 이들과는 조금 거리를 두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 저한테 다가와서 저 사람은 "울트라 라이트"니까 말 걸지 말고 조심해라 이렇게 말해 준 일본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또 이 소녀상에 종이봉투를 씌우려는 극우인사도 있었는데요.

이를 저지한 것도 사실 미술관 직원이 아니라 옆에서 같이 관람하던 일본 시민들이었습니다.

[앵커]

결국 일본 내부의 정치 문제가 예술을 억누른 그런 상황이 돼 버렸는데 그곳 시민들이 나름 진솔한 반응도 많이 보여줬다면서요?

[기자]

솔직한 얘기를 평범한 시민들로부터 좀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좀 와서 이런 내용들에 대해서 몰랐는데 오늘 알게 됐다, 상당히 충격적이다, 지금 나도 조금 감정의 동요가 있다, 이런 얘기들을 좀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또 아이들을 데려와서 이제 소녀상에 대한 설명문을 꼼꼼하게 읽어주는 아버지 또 소녀상 옆에 앉아서 손을 직접 잡아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도 제가 볼 수가 있었습니다.

원래 소녀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평범한 시민들이 이번에 와서 알고 간다 이런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앵커]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이것이 이제 전시 제목이었습니다. 그 제목부터가 어찌 보면 불편할지는 모르겠으나 깊이 생각해 보라 이런 취지가 아니던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장이 가장 붐볐습니다.

제가 그 전시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던 지난 토요일에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이 있습니다.

관람객 줄이 워낙 길게 이어져서.

[앵커]

이 장면인가요?

[기자]

1시간 반 정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굉장히 더웠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자]

실내니까 아주 덥고 그렇지는 않지만 오는 길은 더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도 20팀 가까이 미술관을 떠나지 않았고 전시 중지 기자회견에서는 일본 기자들이 상당히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앵커]

뭐라고요?

[기자]

이런 전시 자체가 이런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 전시인데 미리 대처를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닫는 것이 말이 되냐 이런 반응이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전시 총감독은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말만 한 10번 가까이 되풀이를 했습니다.

그동안 검열로 인해서 전시되지 못한 작품들을 모아서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기획을 하고 상당히 좀 허무하게 항복한 것이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관련기사

[현장 줌인] '소녀상' 가로막은 하얀 벽…은폐된 '검은 역사' '평화의 소녀상' 작가 "정치적 압력…표현의 자유 침해" "소녀상 전시 중단, 전후 최대 검열"…일 언론들도 '1면 비판' 독일 전시 소녀상까지…일본 대사관, '철거하라' 압박 서울 살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 별세…생존자 20명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