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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기후 1.5] 미국 대선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입력 2020-11-16 09:02 수정 2020-11-16 09:11

'먼 미래'에서 '내 일'로 찾아온 기후변화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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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에서 '내 일'로 찾아온 기후변화 (52)

오랜 개표 끝에 제46대 미국 대통령의 당선인이 나왔습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개표 닷새째에 당선을 확정짓는 '골든 넘버' 270석을 넘게 확보한 겁니다. 이 소식과 함께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 그 자체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배터리 등 관련 산업 전반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요.

 
[박상욱의 기후 1.5] 미국 대선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두 사람은 기후변화에 대한 관점부터 달랐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19년 11월 25일, 첫 연재 기사였던 〈 [박상욱의 기후 1.5] 온난화는 없다는 그대에게 〉에서 소개해드린 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트럼프는 "지구온난화라는 개념은 중국이 미국의 제조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개념이다"라며 개념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박상욱의 기후 1.5] 미국 대선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그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무지막지한 대규모 한파가 온갖 기록들을 갈아치울 듯한데…대관절 지구 온난화에 무슨 일이 난거야?"


 
[박상욱의 기후 1.5] 미국 대선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위 트윗을 올리고서 1년여 후, 트위터의 글자수 제한을 거의 꽉 채울 만큼 긴 트윗으로도 기후변화를 부정했죠.


 
[박상욱의 기후 1.5] 미국 대선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아름다운 중서부에서 체감기온이 영하 60도(화씨 기준. 섭씨 영하 51도)에 이르면서 가장 낮은 기록을 세웠다. 앞으론 더 추워질 거라고 하고. 사람들은 밖에서 채 몇 분도 견디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지구온난화에 무슨 일이 있는거냐. 제발 빨리 찾아와라. 우린 너(온난화)가 필요하다고!"라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트행일치(Tweet-行一致)'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실제로 2019년, UN에 파리협정 탈퇴를 공식 통보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늦추고, 되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도 부정한 겁니다.

물론, 예외는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기준,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신속한 '탈석탄'을 이룩한 대통령으로 꼽힙니다. 아이러니 중에 아이러니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요.


 
(자료: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 미국 에너지관리청 EIA)(자료: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 미국 에너지관리청 EIA)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달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를 발표했습니다. 백서에선 우리나라의 석탄금융뿐 아니라 해외의 탈석탄 동향도 담겼는데요, 이 백서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 8년간 폐쇄된 석탄화력발전소의 규모는 모두 44.6GW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는 불과 4년만에 41.3GW 규모에 이르는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시켰습니다. 이유는 경제성에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 측면이 아닌, 철저히 경제적 측면만으로도 석탄화력발전소는 미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료: 조 바이든 당선인 공식 홈페이지)(자료: 조 바이든 당선인 공식 홈페이지)


의도가 어찌됐든,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한 덕분에 탈석탄 정책은 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욱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자료: 조 바이든 당선인 공식 홈페이지)(자료: 조 바이든 당선인 공식 홈페이지)


바이든 당선인의 기후 비상 대응 정책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과 환경 정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50년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확대, 파리협정 재가입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43대 대선에서 조지 W. 부시와 맞붙었던 엘 고어는 미국 정치인 가운데 가장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이런 가운데 2020년, 민주당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은 더욱 무르익은 모습입니다.

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차 보급 등 기본적인 정책은 물론, 철도의 전기화를 목표로 하는 '철도혁명'은 바이든의 공약에 담겼습니다. 철도뿐 아니라 버스 역시 2030년까지 모두 '전기버스'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주거부문의 탄소 저감에도 신경을 썼는데요, 첫 임기 4년간 건물 400채와 주택 200만호를 친환경으로 전환하고, 친환경 공공주택 150만호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대규모 농축산업이 발달한 미국으로서는 화석연료의 이용 못지않게 농장 자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많은데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관련 종사자들에게 친환경 기술 도입을 지원해줄 방침입니다.

각종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고, 가스 및 석유 산업의 공유지 임대는 신규 허가를 금지합니다.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송유관 사업인 키스톤 파이프라인 XL 프로젝트도 중단됩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부문은 전체 탄소중립 목표보다 15년 빠른 2035년 탄소중립을 이룩할 계획이고요.

대신, 화력발전소나 탄광 등 기존 석탄산업 종사자의 퇴직급여와 복지, 직업 전환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게 됩니다. 직원 개개인뿐 아니라 해당 산업에 의존하던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국가가 나서 신규 일자리 창출에 투자를 하고요. 또, 의회와 협력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실패한 기업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 바이든의 계획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바이든이 차세대 원전에 전력투구한다는 보도를 내놨습니다만 기후 및 에너지 관련 정책들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자료: 조 바이든 당선인 공식 홈페이지)(자료: 조 바이든 당선인 공식 홈페이지)


바이든은 ARPA-C(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 focused on Climate)라는 범부처 연구기관을 출범시킬 계획입니다. 이 기관에선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100% 클린에너지'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모아 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향도 내놓게 되죠. 국내 일부 언론이 언급한 소형 모듈러 원자로의 경우, 이 ARPA-C의 연구내용 중 하나입니다. 당장 가장 집중하게 될 연구내용은 이 원자로보다는 리튬이온 기반 ESS보다 비용이 10분의 1로 줄어드는 '그리드 스케일 스토리지'고요.

원자력에 대해 언급한 설명에서도 바이든은 '현재의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원자력 에너지의 미래를 확인할 것입니다. 지역사회를 넘어 경제,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는 기후 비상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저탄소 혹은 무탄소 기술을 연구해야 합니다. 바이든이 ARPA-C를 통해 원자력 에너지의 비용 문제를 시작으로 안전, 폐기물 처리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현재 '과제'로 남아있는 문제들을 조사하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일지, 다음주에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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