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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연루' 전직 법관 "이수진과 연락했지만 하소연한 것"

입력 2020-04-01 15:16

이규진 전 양형위 상임위원, 양승태 재판서 증언…"이수진 반응은 기억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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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전 양형위 상임위원, 양승태 재판서 증언…"이수진 반응은 기억 안나"

'사법농단 연루' 전직 법관 "이수진과 연락했지만 하소연한 것"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로 꼽히는 전직 고위 법관이 2017년 양승태 사법부에 비판적이던 법관들의 학술모임과 관련해 이수진 전 부장판사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하소연'하는 취지였다고 증언했다.

이수진 전 부장판사는 4·15 총선에 출마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부장판사를 영입하면서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피해자이자 폭로자'라고 소개했다. 이를 두고 야권 일각에서 이 전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아니라 양승태 사법부의 '대리인'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논란은 사법농단 의혹 사건 재판에서 전직 고위 법관인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상고법원 추진을 도왔다"고 진술하면서 불거졌다.

이 전 부장판사와 이규진 전 상임위원이 당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가 총선 후보의 검증 이슈로 비화하면서 1일 속행된 사법농단 의혹 사건 재판에는 법조계뿐 아니라 정치권의 관심도 쏠렸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양승태 사법부 체제의 법원행정처가 2017년 1월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학술대회를 저지하려 했다는 의혹에 관해 진술하기 위해서였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인 인사모는 당시 법관 인사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대법원 수뇌부가 이를 우려하자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 소속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던 이 전 부장판사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이 전 상임위원을 통해 사법 정책에 비판적이던 인사모의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학술대회를 저지하려는 뜻이 있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 이 전 상임위원은 "이수진에게 '이런 학술대회가 열리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상의한 적 있다"며 "이수진의 입장에서는 행정처 실장 회의 내용을 전달한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소연을 겸해 연락한 것이지 어떻게 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는 인사모의 학술모임이 안 열리기를 바라고 있는데, 인사모에 속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에게 모임을 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하기는 어려웠고 어찌하면 좋을지를 하소연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전 상임위원은 "우려를 전달하긴 했으나 이수진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라며 "'학술대회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 기억은 난다"고 증언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수진 말을 듣고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들어갔던 만큼 이수진과 상의를 많이 했다"며 "학술대회에 대해서는 상의를 했다, 아니 하소연을 했다는 취지로 이해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당시 이수진 전 부장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과 이 같은 대화를 나눈 뒤 또 다른 '사법농단 폭로자'로 알려진 이탄희 전 판사에게 연락해 학술대회를 막고자 하는 법원행정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전 상임위원은 "저는 이수진이 이탄희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른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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