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오늘(6일) 비위 제보자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송 부시장 집무실과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는데요. 어제 제보를 받은 전 청와대 행정관을 소환한데 이어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당시 작성된 문건 내용을 공개하면서 수사를 지시한 내용은 없다고 했습니다. 최 반장 발제에서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이른바 '하명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전에 돌입했습니다. 여야, 청와대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청와대도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수사기관이 밝혀낼 것이라고 했죠. 검찰도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겠단 뜻으로 보입니다. 곧 있으면 총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만큼 정치권에 대한 수사를 계속 한다면 이런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죠.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일반적으로 검찰발. 그리고 어느 경우에는 가짜뉴스까지 포함해서 언론에 정말 대량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거 하나하나가 다 선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에 영향 미칩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올해 내에는 정치권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으로 보입니다. 여당이 문제삼고 있는 수사는 이겁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지금 제가 최근 들은 이야기는 또 검찰 측에서 비공식적 확인한 바는 4월 총선 이후에 패트(패스트트랙) 수사를 정리하겠다.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지금 패트(패스트트랙) 수사 하나를 가지고 저는 검찰과 자유한국당이 뒷거래를 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수사 결과에 따라 총선 출마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검찰은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가장 뜨거운 사건이죠. 소위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청와대가 제보과정 이첩 경위를 밝힌 지 하루 만에 문 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같은 날 제보를 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선거를 염두에 두고 제보 하지 않았다"며 반박했죠. 그리고 기자회견 이튿날인 오늘은 송 부시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자택과 사무실도 압수수색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먼저 봐야할 건 청와대가 제보를 정리해 경찰에 전달한 문건이겠죠. 청와대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 (지난 4일) : A 행정관은 외부 메일망의 제보 내용을 문서파일로 옮겨 요약하고 일부 편집하여 제보 문건을 정리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새로이 추가한 비위사실은 없습니다.]
편집 과정에서 법률적 판단이 담겼다면 단순한 제보 문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청와대가 작성해 경찰로 넘긴 만큼 청와대 명의의 문서라는 점도 검찰이 눈여겨 보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문건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요. 청와대는 제보 내용을 보기 좋게 줄인 것일 뿐이라고 했는데요. 송 부시장이 제보한 건 어떤 내용일까요.
[송병기/울산시 경제부시장 (어제) : 시중에 떠도는 김기현 시장 측근 비리가 언론과 시중에 많이 떠돈다는 일반화된 내용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수사상황이 언론을 통하여 울산 시민 대부분에 다 알려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청와대 설명대로라면 문 모 전 행정관이 편집한 문건에도 '시중에 떠도는' '울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겁니다. 현재 문건은 검찰이 갖고 있고 청와대는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전문을 공개하지 않았죠.
그런데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 1달 전 쯤 문건을 입수해 갖고 있었다며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청와대가 하명을 해 수사하게 했거나 수사를 유도하는 법률적 내용이 없고 김기현 전 시장과 관련한 비리 의혹 내용만 적혀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위 내용은 크게 세 가지라고 했는데요. 김기현 시장 측근 등의 토착 비리, 시장 비서실장의 비리, 김 시장 형과 동생의 비리 의혹이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의혹에 주목했습니다.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그게 왜 그러냐하면 인사비리와 관련된 내용을 너무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어요. 내부 공무원일 가능성이 높다, 그 내용이 주입니다. 주로 인사 분야와 관련된 게, 그러니까 인사를 돈을 받고 인사를 했다, 또 자기 가까운 사람 인사를 했다, 이런 내용들이.]
내부 직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송 부시장의 제보일 거라고 했는데요. 그런데 송 부시장은 "울산 시민 대부분에 다 알려진 상태였습니다"라고 했죠. 이같은 인사에 대한 의혹도 울산 시민들이 다 알고 있었을까요. 아무튼 홍익표 대변인은 송 부시장이 이런 제보를 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유추합니다.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좌천성 인사로 해서 내몰렸다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 문제에서 자기가 꼼꼼하게 김기현 시장과 관련된 비리를 수집했고 또 자료를 모았을 수 있겠죠. 자기는 문제 제기하려고 했고 자연스럽게 그러다 보니까 정치적으로 반대편인 분을 도와주게 되는 거죠.]
송 부시장은 3선 울산시장을 지낸 한국당 박맹우 의원이 계약직 공무원 발탁해 건설교통국장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그리고 김기현 시장 체제에 들어선 뒤 퇴직해 5급 계장이 관장하는 한 산하 공공기관 센터장으로 옮겼는데요. 이를 좌천이라 생각한 그가 김 전 시장과 관련한 비리를 수집했을 거라는 거죠. 그러나 김 전 시장, 센터장으로 보낸 건 배려해준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김기현/전 울산시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계약기간이 끝나서 자기가 국장업무를 마친 거고요. 사실은 그러면 완전히 집으로 가야 되는 거죠. 백수가 되는 거예요. 배려 차원에서 오히려 시를 위해서 일하라고 열심히 보내 놨는데 거기에서 하나도 제대로 된 보고서가 올라온 것이 없어요. 제가 시장으로 있으면서. 그래서 제가 매우 사실은 화가 났어요. 아니, 세금을 축내면서 이렇게 일해서 되느냐 생각이 들었죠.]
한국당은 민주당 측이 문건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법률 위반 소지는 없었는지 입수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는데요. 홍 대변인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검찰 송병기 부시장 소환…속도 내는 '하명의혹' 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