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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입력 2018-12-03 21:27 수정 2018-12-04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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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기원전 1700년경에 바빌론을 통치한 함무라비 왕은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커다란 돌 위에 설형문자로 법전을 새겼습니다.

196조│눈을 쳐서 빠지게 하였으면, 그의 눈을
197조│뼈를 부러뜨렸으면, 그의 뼈를
200조│이를 빠뜨렸으면, 그의 이를
< 함무라비 법전 >


내 눈을 상하게 하면 상대방의 눈을 상하게 하고, 내 이를 상하게 하면 상대방의 이를 상하게 한다…함무라비 법전의 상응 보복법.

얼핏 야만스럽고, 잔인한 원칙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 법은 알고 보면 가장 선진적이고 문명화된 법이었습니다.

철저한 신분 사회였던 그 시절, 법은 설사 권력자가 피해를 입었더라도 반드시 다친 만큼만 처벌하도록, 그 이상의 보복은 불가하도록 만든 원칙.

무려 기원전 1700년에 규정된 법의 공정함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켜내야 하는 곳, 두말할 것 없이 그곳은 바로 대법원이겠지요.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법관 두 사람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은 그래서 법의 기본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특정인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지휘감독에 따른 범죄행위
재판의 독립이나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
그것을 훼손한 범행은… 매우 중대한 구속 사안"
- 검찰 관계자

그 모든 혐의가 사실이라면…

조금 더 많은 권력을 쥐고 있거나 조금 더 단단한 권력의 장벽 안에 있다면 지은 죄는 무마될 수 있는가…

그러나 스스로의 문제를 두고 법원에서 나온 항변은 이랬습니다.

"명의는 환부를 정확하게 지적해 단기간 내 수술로 환자를 살리는 것…
해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그들은 고통스런 수사를 비판하며 환부만 도려내 달라 요구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혐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로 대표되는 가장 약한 자들의 고통을 딛고 서 있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누구에게나 공정한 처벌을 강조한 함무라비 왕의 기본원칙은 성문법의 기초가 되어 오랜 시간 이어졌습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함무라비 법전 맨 앞머리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 땅에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그리하여 강자가 약자를 함부로 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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