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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깜깜이 교과서' 내년에 쓰일지 미지수

입력 2016-11-28 21:47 수정 2016-11-29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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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정 역사교과서는 국정화 방향 결정부터 의견수렴·집필까지 모든 것이 아시는 것처럼 깜깜이로 진행돼 왔습니다. 오늘(28일) 베일을 한꺼풀 벗고 보니 우려는 현실이 된 느낌입니다. 베일을 한꺼풀만 벗겼다는 표현은, 앞서 지적해드린대로 공개되지 않은 사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란과 의혹 속에 나온 교과서가 내년에 실제 쓰일지는 아직도 미지수입니다.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윤정식 기자와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보도한 집필진을 제쳐두고 국편 직원들이 사실상 교과서를 다시 썼다, 이건 상당히 충격적인데요. 예전 국정 교과서들도 이런 적이 있습니까?

[기자]

이전 국정 역사교과서는 김대중 정부의 제7차 교육과정, 2002년에 나왔습니다.

당시 집필진들과 제가 통화해봤는데요, 하나같이 국편 직원들의 내용 수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집필 과정이라는게 이렇습니다. 집필진이 초고본, 개고본, 최종본 이렇게 3번의 원고를 넘깁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심의를 받는데요. 철저히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에게 받기 때문에 시스템상으로 국편 직원들이 간여할 여지는 없습니다.

[앵커]

국편 직원 20여명이 새로 썼다는 거잖아요? 누군지 모르는 거죠?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초고정도 쓴 사람들은 공개가 됐지만 완성한 사람들은 공개가 안되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교육부는 이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처음 교육부측은 국편 직원들이 단순 오탈자를 골라낸 수준이며 내용 수정은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저와 통화한 국편 직원은 내용 수정을 인정해 사실상 교육부 해명을 뒤집은 겁니다.

그러자 교육부는 다시 집필진의 동의를 얻어서 수정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앵커]

그러면 별 문제가 안되는 건가요?

[기자]

국정교과서의 최종 저작권은 국편에 있습니다.

그래서 법적으로 저작권자가 집필진의 동의를 얻어 수정했으니 별 문제가 아니라는 논리인데요.

하지만 그렇다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집필진과 감수 등의 위원을 따로 위촉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가 나오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초고본부터 집필자가 아닌 사람들이 나서야할 만큼 엉터리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탈자 수준이 아니고 동의를 얻어서 수정했다고 하지만, 그 양이 너무 많아서 초고와는 다른 교과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잖아요?

[기자]

나왔다시피 집필진이 자기가 쓴 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얘기할 정도입니다.

[앵커]

이 교과서는 내년에 쓸 수 있는 걸까요?

[기자]

일단 이준식 부총리는 애매하게 표현했습니다.

내년 적용한다는 원칙은 변함 없는데 적용방식은 아직 안정해졌다는 겁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이준식 부총리/교육부 장관 : 혼용이라든지 시범학교 운영이라든지 시행시기의 연기 등이 언론에서 나오는 방안들이다. 그런 것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앵커]

언론에서 나오는 방안이라고 하니 마치 남의 얘기를 하는 것처럼 들리고 그렇습니다. 그래서요?

[기자]

현재 교육계와 정치권에서 나오는 유력한 방안 중 하나는 국정교과서 적용시기를 1년 연기하자는 겁니다.

사실 한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내후년부터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되지만 한국사만 현 정권 내에 국정화를 마치기 위해 1년 앞당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1년을 미룬다면 추진을 못한다고 봐야 한다는게 다수 의견입니다.

[앵커]

국검정 혼용도 언급이 됐는데, 그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시범학교 운영의 경우, 어떤 학교가 시범학교로 나설지 의문입니다. 일선 교육감들도 비협조를 공언했기 때문입니다.

국정과 검정 중 선택하게 하는 방안은 역사적으로 한번도 시행된 적이 없습니다. 어떤 방안이든 강행이 아닐 경우 또다른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보통 출판사들이 검정 교과서를 만드는데 2년 가량 걸리는데 올해는 기존 교과서를 쓰더라도, 내후년에 쓸 검정 교과서를 만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앵커]

교과서 없이 공부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윤정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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