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회담 장소와 날짜까지 정해져 있던 당국회담이 무산된 건 바로 수석 대표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죠. 쟁점은 북측 대표로 나온 조평통 즉,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강지영 서기국 국장이 과연 장관급이냐, 차관급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양원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장관급 인사라며 회담 대표로 내세웠던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 국장. 우리 정부는 강 국장을 차관급으로 보고 김남식 통일부 차관 카드로 맞불을 놨습니다.
[김형석/통일부 대변인 (11일) : (북한은)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인사를 (우리측에) 장관급이라고 통보해 오면서…]
조평통은 조선노동당 산하 20개 전문부서 중 하나인 통일전선부의 지휘를 받습니다.
공석인 위원장 밑으로 부위원장 4명이 있고 그 아래 사무처격인 서기국을 둡니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통틀어 장관급으로 분류하면 서기국장은 차관급 정도라는 겁니다.
[송영선/전 국회의원 : 조평통 내에서 책임참사 급이라도 보내줘야 하는데 서기국장은 그 밑에 들어가거든요. 속된 말로 (우리에게) 엿먹으라고 한 거예요.]
단순 직제가 아닌 실체적인 위상을 살펴야 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실제 김기남 노동당 비서 같은 권력서열 10위 내 실세들이 부위원장을 겸임하는 걸 보면 그 아래 서기국장을 장관급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는 겁니다.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공식 직함과 관계없이 실력행사하는 구조, 내용 이런 걸 감안하면 북한도 (격을 맞추는 데)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체육교류를 위해 강지영 국장을 2005년부터 3년간 10여 차례 접촉했다는 야당 의원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안민석/민주당 의원 : (2007년 마지막으로 봤을 때) 아주 최상의 위치에 있을 만한 나이는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그새 많은 시간이 흘렀으니까…]
일각에선 남북이 체제가 판이한 만큼 아예 직급대조표를 만들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