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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다음날도 촛불 든 시민들…"이제부터 시작이다"

입력 2016-12-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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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3일) 밀착카메라는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뒤에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시민들을 만나봅니다.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시민들.

이가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탄핵안 가결 순간, 국회 앞을 뒤덮은 건 환호성이었습니다.

자축하려는 무료 이벤트도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커피숍도,

[김동규/커피전문점 점장 : 우리가 실제적으로 정치에 너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일상에 있다는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서울 신촌의 한 포장마차도 동참했습니다.

[이숙현/포장마차 상인 : 이게 촛불의 힘이야. 빨리 먹어요. 촛불의 힘!]

하지만 환영 분위기 속에서도 시민들은 추위를 잊은채 다시 광장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시각이 오후 4시입니다. 조금 뒤 행진이 시작될 예정인데요. 행진 시각에 맞춰 방금 전 광화문광장 양쪽 도로도 통제가 됐습니다.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 옥상을 보시면 낮부터 이곳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카메라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가 있습니다. 이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이 시작됩니다. 저희 취재진도 행진을 따라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수경/서울 후암동 : (탄핵안) 가결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단 나왔고요. 이렇게 청와대에서 숨어서… 계속 자기가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탄핵안 가결 전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이런 생각을 구호로 정리해온 시민도 많았습니다.

[송결/경기 안양시 : (이제부터는) 우리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길들을 서로 고민하고 자꾸 공론화해서 그런 길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시민들이 청와대 가장 가까이 올 수 있는 청와대 앞 100m지점까지 왔습니다. 제 오른쪽으로 효자동치안센터 건물이 보이고 그 앞으로는 청와대 경호원들의 체육관 격인 연무관 건물이 보입니다. 지금 차벽 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차벽 넘어로 이곳에서 570m만 가면 현재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관저가 나옵니다.

이날은 탄핵안 가결 이후 시민들의 요구를 담은 스티커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일부 시민이 스티커를 경찰 버스에 붙이자 한때 긴장감이 흐르기도 합니다.

미국 대선 트럼프 캠프의 홍보문구를 응용해 만든 "구속하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도 선보였습니다

[오디 리/대학생 (한국 국적) : 이거 재료도 4만원어치 사서, 새벽 4시까지 8시간 동안 만들었습니다.]

두 아들을 데리고 나온 시민은 바로 차벽 앞에서 담담하게 희망사항을 말합니다.

[방은아/경기 성남시 이매동 : 본인이 잘못한 것을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해가 지고 집회 허용시간이 끝나자 시민들은 100m를 더 물러납니다.

청와대 담장 기준으로 100m 앞까지 진입했던 행진 참가 시민들은 다시 200m 앞으로, 100m 밀려났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목소리는 이곳 효자동 주민센터 앞과 광화문 광장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온이 내려가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차와 핫팩을 나눠줬습니다.

가게 앞 자리를 내주느라 사실상 영업을 접은 카페 사장은 당연한 일을 했다는 듯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커피전문점 주인 : 저희 가게만이 아니라 이쪽 안에 골목 들어가시면 많은 가게가 (촛불집회 나온 시민을) 돕고 있어요.]

이렇게 탄핵안 가결 다음 날도 청와대 앞에선 시끄럽고도 질서 있는 밤이 깊어갔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시민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른바 '세월호 7시간'을 비롯한 수많은 의혹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시민들은 이 의혹의 당사자들도 보통사람들처럼 법의 심판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어쩌면 당연한 목소리를 시민들은 이제껏 그래왔듯 이 광장의 방식대로 질서있게 표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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