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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메시지 탓에 긴장감 풀렸나…수도권 역대 최다 확진

입력 2021-09-08 17:56 수정 2021-09-09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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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접종 70%를 아마 추석 전에 달성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2주가 지나게 되면 완전 접종이 되기 때문에 9월 말이나 10월 초쯤에는 검토가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분주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사진=연합뉴스〉분주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새로운 방역체계 전략'을 묻는 말에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내놓은 답변입니다. 사실상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위드(With) 코로나'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입니다. 그전까지는 원론적이었던, 더 나아가 종종 '오락가락' 했던 메시지가 드디어 정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위드 코로나' 관련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특집 브리핑 하는 정은경 청장. 〈사진=연합뉴스〉코로나19 특집 브리핑 하는 정은경 청장. 〈사진=연합뉴스〉
"9월 말~10월 초부터 준비·검토 작업들이 조금 더 공개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8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코로나 상황이 진정돼 나가면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점진적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9월 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조선산업 성과와 재도약 전략을 의제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조선산업 성과와 재도약 전략을 의제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방역 당국은 지난 3일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한 1달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을 발표합니다. 여기에도 이미 가장 낮은 수준의 '위드 코로나'는 담겨 있었습니다. 접종 완료자를 포함할 경우 사적 모임 기준을 일부 풀어주는 혜택 등이 담긴 것입니다.

정부는 "9월 한 달 동안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한 달간의 지표로 "10월에 일상과 방역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방역 조치를 완화해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8일 오전 서울역 중구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8일 오전 서울역 중구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이은 '위드 코로나' 메시지, 성급했던 것일까요. 오늘(8일) 0시 기준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는 147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일 1415명 기록을 단 1주일 만에 깨버린 것입니다. 이처럼 수도권 확산세가 무서운 가운데 전국적으로도 7월 7일부터 60일 넘게 네 자릿수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표들도 좋지 않습니다. 고속도로 통행량과 현장 신용카드 사용액 등 이동량 관련 수치들도 일제히 증가세입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전국 주간 이동량은 2억 2,874건입니다. 직전 1주일보다 3% 증가한 수치입니다. 수도권은 2.5% 늘었고, 감소세를 보이던 비수도권도 전주 대비 3.5% 증가했습니다.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IC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 상(왼쪽)·하행선의 모습. 성묘와 나들이에 나선 차량들로 하행선이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IC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 상(왼쪽)·하행선의 모습. 성묘와 나들이에 나선 차량들로 하행선이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굉장히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수치를 "예방접종에 대한 기대감 또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 접종자들에 대한 예외(접종 혜택)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에 따라 '위드 코로나' 메시지 관리에 나섰습니다. 우선 용어부터 다시 정립하고 있습니다. '위드 코로나' 대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이라는 단어를 내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일각에서 기대 또는 우려하는 전격적인 방역 수칙 완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셈입니다.

청와대도 오늘 "위드 코로나는 더불어 '위드 마스크'"라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는 것을 전제로 단계적 방역 완화와 일상 회복 방안을 논의하고 검토하겠다는 방역 당국의 입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8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 중인 부산 해운대구 한 실외 테니스장에서 동호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8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 중인 부산 해운대구 한 실외 테니스장에서 동호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앞으로의 4주간이 소중한 일상 회복으로 한 발 더 다가서느냐 다시 물러서느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오늘 오전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의 발언입니다. 추석 연휴까지 앞둔 만큼 방역 당국의 일관된, 그리고 꾸준한 메시지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더불어 '위드 코로나'를 기다리는 우리들의 자세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 이전 세상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모습은 '코로나 시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의 지난달 27일 방대본 정례 브리핑 마무리 발언을 덧붙입니다.

"우리가 '위드 코로나'를 고민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일상의 의미는 저희 방역 측면에서 보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인류는 지난 1890년대 이후에야 결핵 유행을 겪으면서 거리에서 침 뱉기를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부터 환기가 강조되어서 건물에 창문이 늘어났습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부터 마스크 그리고 기침 예절이 강조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억하시다시피 지난 2015년 의료기관 중심으로 메르스가 유행한 이후에 각종 의료안전대책, 예를 들어서 입원환자의 면회 시간이 제한된다든지 간병 체계가 변화된다든지 하는 것들이 본격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로 변화된 일상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든다면, 첫 번째로 관습이 변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악수가 줄어들고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생활이 변화될 수 있습니다. 아프면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않는 것 그리고 공공장소의 출입구에는 손 세정제가 비치될 것입니다. 셋째는 국제적으로 각종 규제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생 식용 동물시장에 대한 규제가 세계적으로 착수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코로나19가 통제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돌아가야 될 일상, 즉 코로나 이후에 변화될 일상은 좀 더 건강하고 안전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이전으로 그대로 간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돌아가야 될 합리적이고 생활화된, 근거에 기반한 안전한 일상을 구축하고 만드는 데 방역 당국도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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