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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물량 추리는 데만 7시간…"무임금 분류작업 거부"

입력 2020-09-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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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 연휴를 앞두고 4000여 명의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에 앞서 물건을 지역별로 구분하는 '분류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배달만 하면 되는 택배 노동자에게 떠넘겨진 업무인데 회사가 이 업무에 대해서 아무런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박병현 기자가 택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6년 차 택배기사 김도균 씨의 하루는 오전 6시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정작 배송은 오후 1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김씨가 담당하는 서울 노원구 일대의 택배 물량을 따로 추리는 데만 7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김도균/택배노동자 : (분류작업을) 대략 한 7시간 정도? 적어도 7시간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제 배송 시간으로 따지면 50대 5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추석 등 명절 연휴 즈음엔 배송하는 물건도 더 크고 무거워집니다.

[김도균/택배노동자 : 명절 때라 과일, 야채류, 제기용품, 이런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박스들이 다 커요.]

일을 마치는 시간은 오후 9시쯤.

김 씨는 새벽 1시까지 일을 한 적도 있다고 말합니다.

김 씨가 지난 2주간 배달한 택배만 4000건이 넘습니다.

분류 작업에 시간이 많이 들고 노동강도가 강해서, 오히려 택배 노동자들이 돈을 모아 용역을 고용합니다.

택배 일을 하기 위해 본인들의 돈을 쓰는 셈입니다.

[김도균/택배노동자 : 아르바이트를 1명 고용한다고 하면 택배기사들이 내는 비용이 대략 10만원 정도 돼요…회사 측 입장에서는 저희와 연관된 부분이기 때문에 '너희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되는 부분이다'라고…]

정작 택배 노동자들의 임금엔 분류 작업에 따른 보상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배달 건수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회사가 분류작업을 담당하는 인력을 보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대책위는 오는 21일부터 분류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히긴 했지만, 회사 측의 대책이 마련되면 언제든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영상그래픽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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