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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산사는 신앙·수도·생활 이어온 천년 고찰

입력 2018-06-30 19:25 수정 2018-06-30 19:25

"7∼9세기 창건돼 단절 없이 계승…무형 가치도 인정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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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세기 창건돼 단절 없이 계승…무형 가치도 인정받아"

세계유산 산사는 신앙·수도·생활 이어온 천년 고찰

"7∼9세기 창건 이래 불교의 신앙·수도·생활이라는 세 기능을 1천 년 넘게 단절 없이 이어왔다는 점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세계유산이 된 우리 산사(山寺)들은 한국 불교문화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0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제42차 회의에서 세계유산에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하 '한국의 산사')이 지닌 세계유산 가치에 대해 정병삼 숙명여대 교수는 전통 계승이라는 측면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탁발을 해야 하는 남방불교는 도시 근교에 절을 세웠지만, 동아시아에 퍼진 북방불교는 산에 절을 지었다"며 "중국은 현대에 굴곡을 겪으면서 산사가 간직한 불교 전통이 끊겼고, 승려가 출퇴근하는 일본에서는 산사가 생활 기능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위원인 명법 스님은 "한국의 산사는 유형문화재뿐만 아니라 수행 공간으로서 무형문화재 가치도 인정받았다"며 "산사는 시대적 자취가 쌓인 종교 복합 공동체이자 살아 있는 역사"라고 말했다.

명법 스님은 "신라는 국경을 확장하면서 요충지에 절을 지었고, 고려시대에는 참선을 강조하는 선종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산에 절을 세우게 됐다"고 덧붙였다.

세계유산이 되려면 한 나라에 머물지 않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는 문화유산 6개, 자연유산 4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하나만 만족해도 세계유산이 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애초 한국의 산사가 세 번째 기준인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과 네 번째 기준인 '인류 역사에 있어 중요 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건축이나 기술의 총체, 경관 유형의 대표적 사례일 것'을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세 번째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등재 권고'를 결정했다.

정 교수는 "한국의 산사는 지형에 맞춰 건물을 배치하고,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 수행의 전당으로 발전했다"며 "한국 불교문화가 세계문화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최재헌 건국대 교수도 "한국의 산사는 전통사상인 풍수에 근거해 건축됐다"며 "각각의 산사가 저마다 지닌 고유한 가치가 세계유산 등재로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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